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동원된 북한군에 대해 “파병이 아닌 총알받이 용병”이라고 평가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이번 파병 논의 과정에서 중국이 배제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 장관은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파병하면 그 나라 군대의 지휘 체계를 유지하고 군복·표식·국기를 달고 자랑스럽게 활동하지만 북한은 러시아 군복으로 위장하고 아무런 작전 권한도 없이 시키는 대로 움직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김정은이 인민군을 불법 침략 전쟁에 팔아넘긴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 장관은 지금까지 파병 부대로 알려진 11군단(폭풍군단) 외에 다른 부대 소속도 있을 수 있고 내년에도 추가 파병의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김 장관은 또 북한이 미국 대선을 앞두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가능성을 제기하며 “만약 한다면 재진입 시험이 목표이기 때문에 정상 각도로 발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은 앞서 ICBM을 정상각(30∼45도)보다 높은 고각 발사만 했다. 정상각으로 발사하면 대기권 재진입 경로로 최대 사거리가 나온다.
외교통일위원회 국감에서도 북한군 파병이 도마 위에 올랐다. 조 장관은 이번 파병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에 대해 “중국은 협의 대상이 아니고 아마 배제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조 장관은 “북한이 중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키면서까지 러시아에 올인하는지 의문”이라며 “중국이 100% 도와주지 않으니 러시아에 매달리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중국이 지금 북한하고 불편하다고 본질적인 대북 전략이 바뀔 것이라 기대하는 건 과도하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날 경우 러북 밀착의 향방에 대해서는 “러시아로서는 북한의 전략적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 장관은 북한 파병이 정부의 레드 라인을 넘었느냐는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우리의 ‘레드 라인’을 공개하는 것은 좋은 전략이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한편 김 장관은 이날 대통령실·관저 이전 절차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앞뒤도 모르고 질문하고 계신다”고 말해 야당 의원들의 항의를 받았다. 조 장관은 오전 국감을 마친 뒤 한·폴란드 정상회담에 참석한다며 자리를 떠나 여야 의원 모두 유감을 나타냈다.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이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었는데 국회와의 사전 협의 없이 조 장관과 역할을 맞바꿨다. 여당 소속인 김석기 외통위원장은 사과의 뜻과 함께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