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의원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당인 자민당의 열세가 뚜렷하게 감지된다. 선거를 앞두고 새로운 비자금 문제까지 터지면서 연립 여당의 과반수 득표도 쉽지 않다는 비관론이 흘러나온다.
요미우리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5일 이달 22~24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전국 289개 소선거구에서 자민당 후보가 우위인 선거구는 선거 초반 여론조사(15~16일) 102개에서 현재 87개로 크게 줄었다. 반면 접전 선거구는 118개에서 133개로 늘었다. 자민당의 비례대표 의석수 역시 중의원 해산 전 72석에서 50석으로 감소하면서 종전 247석 유지는 물론 단독 과반(233석) 확보도 불투명하게 됐다. 이 같은 열세는 지난해 불거진 자민당 내 파벌 비자금 스캔들 때문이다. 비자금 스캔들에 연루된 의원 44명 중 절반 이상이 열세를 보이고 있다.
연립 여당인 공명당 역시 처지가 비슷하다. 후보를 낸 11개 소선거구 중 2개만 우세로 점쳐진다. 대다수 선거구가 초접전 양상을 띠는 가운데 비례대표도 중의원 해산 전 의석수에 못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약진하고 있다. 열세 선거구가 초반 73개에서 56개로 줄었고 접전 지역은 101개에서 116개로 확대됐다.
닛케이는 “지역구 289곳 중 130여 곳이 접전”이라면서 “자민당과 공명당 의석수 합계가 절반을 넘을지 불투명하고 중의원 해산 이전에 98석이었던 입헌민주당의 의석수가 150석에 이를 수 있다”고 관측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또 다른 비자금 문제까지 터졌다. 이날 아사히신문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자민당 본부는 지난해 불거진 비자금 문제에 연루돼 공천을 받지 못한 출마자가 대표를 맡은 당 지부에 ‘활동비’ 명목으로 2000만 엔(약 1억 8000만 원)을 지급했다. 공천 대상자가 있는 지부에 지급한 것과 같은 금액이다.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야당은 비자금 연루 의원을 사실상 공천한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24일 “당 지부에 준 것이지 공천 배제 후보에게 준 것이 아니다”라고 항변했지만 표심은 더욱 멀어지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