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이란의 군사 시설에 3차례에 걸쳐 보복 공격을 단행했다. 이란은 재보복을 시사해 중동 내 최대 군사력을 보유한 이스라엘과 이란의 직접 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 앞(11월 5일·현지 시간)으로 다가온 미 대선도 중대 변수에 맞닥뜨리게 됐다.
26일 CNN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날 새벽부터 이란의 수도 테헤란, 남부 시라즈 등지의 군사시설에 3차례에 걸친 공습을 단행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정확하고 집중적인 보복 공격이 완료됐고 임무가 완수됐다”며 “우리 전투기가 안전하게 귀환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 공군은 이란의 미사일 제조시설과 지대공 미사일, 공중 역량 등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 "이번 공격에는 100대 이상의 무인 드론과 전투기가 관여했다"며 "공격은 밤새 이란 내 20여개 군 시설을 공격한 뒤 오전 5시께 종료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격으로 인한 이스라엘과 이란 양측의 인명 피해는 아직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이란 당국은 이스라엘의 공격이 테헤란과 일람, 쿠제스탄 등 3개의 주에서 이뤄졌으며, 이로 인해 이 지역에 "제한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란은 항공기 운항을 전면 중단한 상태다.
이에 앞서 IDF는 공격 개시를 발표하는 성명에서 "이란 정권이 이스라엘을 향해 수개월간 지속적으로 공격을 가한 데 대한 대응으로 현재 이스라엘 방위군은 이란의 군사 목표물에 대한 정밀 타격을 실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 측은 "우리는 이란의 공격에 대응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번 공격 대상에 이란의 핵 시설이나 정유 시설은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이란은 지난 10월 1일 이스라엘에 약 200발의 미사일을 발사한 바 있다. 이란을 상대로 한 이스라엘의 보복은 25일 만에 이뤄진 것이다.
이란은 재보복을 천명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란 소식통은 자국 통신사 타스님에 “이스라엘의 어떤 공격에도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이스라엘이 취하는 모든 조치에 상응하는 조치가 있을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공습은 미 백악관에 사전 통보됐다. 폭스뉴스는 "이스라엘이 공습 직전에 백악관에 이를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도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은 자위권 행사"라고 평가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스라엘의 공습은 이번 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중동 방문 직후에 이뤄졌다"고 짚었다. 특히 미군이 25일 독일에 있던 F-16 전투기를 중동으로 이전 배치하며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재보복 공격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소식을 보고받았다. 백악관 관계자는 CNN에 “해리스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군사 목표물에 표적 공격을 실시하고 있다는 브리핑을 받았다”며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리스는 유세 차 텍사스 휴스턴을 방문 중이다.
양국은 지난 4월에도 한 차례씩 공격을 주고 받은 바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시리아 주재 영사관이 이스라엘에 폭격당하자 지난 4월 13~14일 드론 170여기와 순항 미사일 30기, 탄도 미사일 120여기를 동원해 사상 처음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보복 공격했다. 이스라엘은 같은달 19일 이란의 핵시설이 위치한 중부 이스파한을 공격, 재보복에 나선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