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이 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화해 무드’를 조성하고 있다. 대선 구도가 박빙으로 흘러가자 진보 성향이 지배적인 실리콘밸리 CEO들도 트럼프 당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눈치 보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따른다.
맥도날드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27일(현지 시간) CNN은 “빅테크 CEO들이 동전 던지기 같은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에게 전화를 걸어 관계를 되살리려고 한다”고 보도했다. 실제 최근 트럼프는 빅테크 CEO들과 잦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는 25일 조 로건의 팟캐스트에 등장해 “맥도날드에서 감자튀김을 튀긴 후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가 전화를 걸어 ‘그간 경험한 가장 뜨거운 일’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앤디 제시 아마존 CEO도 최근 트럼프와 전화 통화를 나눴다고 한다.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아마존측에서 면담을 요청했고, 통상적인 안부 인사가 오갔다고 CNN은 전했다. 아마존은 제시 CEO 외에도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가 자신이 소유한 워싱턴포스트(WP)의 공개 후보 지지를 막아 논란이 되고 있다. WP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후보를 지지해왔다. 베이조스가 트럼프 당선을 우려해 WP 편집국에 압력을 넣었다는 비판이 인다.
트럼프는 이에 앞서 팀 쿡 애플 CEO와 나눈 통화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쿡 CEO는 트럼프와 유럽연합(EU)의 애플 규제 문제 등을 논의하며 “제대로 된 대통령을 갖게 되면 기업 모두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트럼프와 냉전을 이어왔던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도 트럼프에 대한 첫 암살 시도 직후 두차례 전화를 걸어 사건을 처리한 방식을 존중하며 빠른 회복을 기원했다고 한다. 트럼프는 2020년 대선에서 페이스북이 민주당을 지원했다고 비판해왔고, 메타는 트럼프의 SNS 계정을 차단한 적도 있다. CNN은 “당파 정치에 덜 관여해왔던 애플,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의 리더가 선거일 전에 트럼프와 대화하기 위해 힘을 합친 것은 재선에 대비해 위험을 분산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