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삼성전자, TSMC, SK하이닉스 등의 대미 투자 발판이 된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법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트럼프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법 보조금을 주지 않고도, 고율 관세 부과를 통해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난 25일 팟캐스트 진행자 조 로건과의 인터뷰에서 반도체법에 대해 "그 반도체 거래는 정말 나쁘다"면서 “우리는 부유한 기업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어 “10센트도 낼 필요가 없었다”면서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 그들이 와서 반도체 공장을 무료로 건설 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으로 수입되는 반도체에 고율 관세를 부과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짓도록 만들겠다는 논리다.
현지 소식통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미국 공장 반도체 보조금이 아직 지급되지 않은 상황임을 감안하면 트럼프 당선시 상당한 진통이 뒤따를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고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2022년 의회의 초당적 지지로 제정된 반도체법은 미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에 반도체 생산 보조금 390억달러와 연구개발(R&D) 지원금 132억달러 등 5년간 총 527억달러를 지원하는 내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미국 정부로부터 반도체 보조금으로 64억 달러의 보조금을 받기로 확정됐다. 이는 미국 인텔(85억 달러), 대만 TSMC(66억 달러)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보조금 규모다.
트럼프는 그러나 "이들 반도체 기업은 매우 부유한 기업들이다. 그들은 우리 사업의 95%를 훔쳤고 그게 지금 대만에 있다”고 주장하며 전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인 TSMC를 겨냥했다. 그는 “대만은 엄청나게 잘하고 있는데 그건 오로지 우리의 멍청한 정치인들 때문이다. 우리는 반도체 사업을 잃었고 이제 우리가 돈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반도체 공장을) 지어서는 안 된다. 그들이 자기 돈을 미국에서 쓰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또 대만이 미국의 반도체 사업을 훔쳤다고 주장하면서 대만이 미국에 방위비를 내야 한다는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그는 "그들은 우리가 보호하기를 원하고 보호를 원한다. 그들은 보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