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SK하이닉스 HBM3E 12단 '주문 폭주'에…토종 장비사 덩달아 약진 [biz-플러스]

밀려드는 HBM3E 12단 주문에

넥스틴 3D 검사장비 도입 임박

단일 D램 휨현상 방지…수율↑

한미반도체·한화 등 수혜 예상







SK하이닉스(000660)가 고객사 주문량이 폭증하고 있는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12단의 생산성을 올리기 위해 새로운 공정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완성품을 하나라도 더 많이 만들어서 넘치는 수요에 적기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넥스틴(348210) 등 고급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국내 장비 회사들도 SK하이닉스의 차세대 HBM 공급망으로 진입할 기회를 얻으면서 국내 소재·부품·장비 생태계까지 덩달아 확장하는 모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SK하이닉스는 토종 반도체 장비사인 넥스틴의 3차원(3D) 검사 장비 1대를 입고해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HBM 공정에 3D 검사 장비를 도입하려는 것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넥스틴의 3D 검사 장비. 사진 출처=넥스틴넥스틴의 3D 검사 장비. 사진 출처=넥스틴



이 장비는 HBM을 쌓기 전에 단일 D램들의 상태를 검사하는 기기다. 이 장비가 SK하이닉스에 필요한 것은 단일 D램의 두께가 얇아지면서 심화하고 있는 ‘휨’ 현상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올 하반기부터 HBM3E 8단에서 12단 제품으로 공정 전환을 시작했다. 8단 제품과 같은 조건에서 4단을 더 쌓아야 하기 때문에 SK하이닉스는 단일 D램들을 더욱 얇게 갈아서 적층해야 한다. 이때 발생하는 가장 심각한 문제가 휨 현상이다. D램 두께가 얇아지면 웨이퍼를 칩으로 자르는 과정에서 더 많이 휘거나 불필요한 상처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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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2차원(2D) 장비로 휨 현상과 상처(크랙)를 검사했다. 다만 2D로는 칩이 얼마나 많이 휘었는지, 휜 곳에 얼마나 균열이 있는지를 분석하는 데 한계가 있다. 반면 넥스틴 장비는 입체감이 있는 3D 기술을 도입했기 때문에 D램에서 발생한 결함을 정밀하게 잡아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비는 SK하이닉스의 12단 HBM3E 생산성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HBM을 만들기 전 단일 D램의 성능이 정확하게 확인되면 HBM을 쌓았을 때도 제품의 수율과 성능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어 공급량 확대가 가능하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등 주요 HBM 고객사들로부터 12단 제품을 더 빨리, 더 많이 공급해달라는 요청을 받을 정도”라면서 “평가가 끝나면 12단 양산 라인에 넥스틴 장비를 반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더욱이 KLA·캠텍·온투이노베이션 등 세계적인 검사 장비 회사를 제치고 토종 장비를 활용한다는 것에도 큰 의미가 있다. 16단 제품까지 활용할 가능성까지 열려 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넥스틴의 기기를 유심히 평가하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경쟁사들도 장비에 눈독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리더십이 커지면서 회사의 공급망에 속해 있는 다양한 장비 회사들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HBM 라인에 TC 본더를 공급하는 한미반도체(042700)는 SK하이닉스와의 끈끈한 관계에 힘입어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으로 해외 거래선을 넓히고 있다. 한화정밀기계 역시 SK하이닉스와 긴밀하게 TC 본더, 하이브리드 본더 장비 개발을 협의하는 등 SK하이닉스가 반도체 공급망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추세다.



강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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