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세 살배기 외동딸을 남기고 한국전쟁(6·25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송영환 일병의 유해가 73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다.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은 2013년 강원 동해시 망상동 일대에서 발굴된 유해의 신원을 6·25전쟁 정선 전투에서 총상을 입은 뒤 인근 군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전사한 고(故) 송영환 일병으로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30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 따르면 2013년 9월 강원 동해시 망상동 일대에서 발굴된 유해 7구 중 1구의 신원이 6·25전쟁 정선 전투에서 총상을 입은 뒤 인근 군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전사한 고(故) 송영환 일병으로 확인됐다.
유해 발굴 당시 유전자 분석 기술로는 신원을 확인할 수 없었지만, 이후 정확도가 높아진 첨단 유전자 분석 기술을 적용해 송 일병의 외동딸인 송재숙(1948년생) 씨가 제공한 유전자 시료와 비교, 분석한 결과 올해 10월 유해 발굴 11년 만에 가족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고인의 남동생 고 송의환 일병도 1950년 11월 입대해 제2사단 소속으로 참전 중 1951년 2월 영천-보현산 일대 공비토벌 작전 중 실종·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고인의 유해는 아직까지 수습되지 못했다.
유가족 증언에 따르면 고인은 6·25전쟁이 발발하자 아내와 세 살배기 외동딸을 남기고 1950년 12월 제2훈련소에 자원입대했다. 육군 9사단 29연대 소속으로 경북 봉화, 강원 평창 등지에서 여러 격전지에 참전했다.
이후 정선 전투에서 북한군과 맞서 싸우다 총상을 입어 제1이동외과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1951년 3월 17일 스물여섯의 나이로 전사했다. 정부는 송 일병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1954년 9월 화랑무공훈장을 수여했다.
정선 전투는 9사단이 1951년 2월 16일부터 24일까지 강원 영월과 충북 제천에 진출하려던 북한군 제2·3군단의 남하를 저지하기 위한 방어 전투였다.
송 일병의 유해를 가족에서 전달하는 ‘호국 영웅 귀환’ 행사는 이날 경기도 안양에 있는 유가족 자택에서 열린다. 행사는 유가족에게 고인의 참전 과정과 유해발굴 경과 등을 설명하고, 신원확인 통지서와 함께 호국영웅 귀환 패·유품 등이 담긴 ‘호국의 얼 함(函)’을 전달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외동딸 송 씨는 “6·25전쟁 때 아버지가 전사하신 후, 당시 어머니와 혼인신고가 돼 있지 않아 호적에 올릴 수 없어서 큰아버지 밑으로 호적을 올리고 평생을 살아왔다”며 “유전자 검사를 통해 부녀 관계가 확인돼 친아버지를 찾게 되니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이 밀려온다”는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