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방신실(20·KB금융그룹)은 평균 262.4야드에 이르는 파괴적인 장타를 앞세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무대를 정복하다시피 했다. 절친한 동료 김민별에게 신인왕을 내주기는 했지만 2승이나 올려 투어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도 방신실은 드라이버 샷 거리 1위(256야드), 그린 적중률 4위(76.5%) 등 각종 지표에서 상위권을 마크하며 2년 차 징크스가 무색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딱 하나가 모자라다. 바로 우승이다. 준우승이 세 번인데 우승은 아직 없다.
이번에는 다르다는 각오다. 방신실은 31일 엘리시안 제주CC(파72)에서 열린 S-OIL 챔피언십(총상금 9억 원)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몰아치며 7언더파 65타를 쳐 ‘가을 여왕’ 김수지(28·동부건설)와 공동 선두에 올랐다.
지난주 서울경제 클래식에서 샷 난조로 컷 탈락한 방신실은 이날은 경기 내내 절정의 샷 감을 과시하며 착실히 타수를 줄여나갔다. 첫 홀에 300야드 티샷을 보여준 방신실은 두 번째 샷을 홀 20㎝에 붙인 2번 홀(파4)부터 본격적인 버디 사냥에 나섰다. 5번(파4)과 6번(파5)에서 연속 버디를 떨어뜨린 방신실은 9번 홀(파4)에서도 1타를 줄이며 쾌속 순항했다.
후반 들어 11번 홀(파4) 버디로 1타를 더 줄인 방신실은 14번 홀(파5)에서 정교한 아이언 샷으로 또 하나의 버디를 추가하며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갔다. 18번 홀(파5)에서 115야드 거리의 세 번째 샷을 30㎝ 안쪽에 붙인 탭인 버디로 기분 좋게 첫날을 마감했다.
올 시즌 뒤 미국 무대 진출에 도전하려다 ‘일단 잔류’로 선회한 방신실은 “우승에 대한 조급함은 당연히 갖고 있지만 그것만 빼고 다 잘하고 있기 때문에 남은 대회에서 최선을 다해 우승에 대한 갈증을 풀고 싶다”고 했다. “날씨도 정말 좋고 그린도 굉장히 잘 받아줘서 공격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시즌 종료까지 남은 대회는 이 대회까지 2개다.
지난주 톱10에 오른 16세 양윤서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아마추어 돌풍이 불고 있다. 이번 주인공은 17세 국가 상비군 이윤서(서문여고)다. 그는 6언더파를 쳐내는 ‘깜짝’ 활약으로 베테랑 안선주·배소현과 공동 3위에 올랐다.
상금과 대상 포인트에서 모두 2위에 올라있는 박현경은 4언더파로 박민지·노승희·이소영 등과 공동 16위다. 상금·대상 포인트 1위인 윤이나가 이번 주 휴식이라 박현경으로서는 주요 타이틀 획득을 위한 절호의 기회다. 상금·대상 3위인 박지영은 5언더파 공동 6위로 더 잘 쳤다.
이번 대회 성적까지 포함한 시즌 상금 60위까지는 내년 시드 자동 확보다. 상금 60위인 한지원도 5언더파를 쳐 ‘지옥의 시드전’을 피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