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北 러 파병 이어 ICBM 발사, 최악 고강도 도발 대비하라


북한이 31일 ‘화성-18형’의 개량형으로 추정되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한 발을 동해상으로 고각 발사했다. 이번 미사일은 북한 자체 개발 미사일 중 최장 시간인 86분 동안 1000㎞ 이상을 날며 최고 고도 7000㎞에 이르렀다. 정상 각도 발사 시 1만 5000㎞ 이상을 날아 미국 본토 전역을 위협할 우려가 있다. 발사 현장을 참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핵무력 강화 노선을 절대로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최근 파병까지 하더니 이를 뒷배로 삼아 핵·미사일 도발 위협에 나선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에 맞서 “북한이 어떠한 기습 도발도 획책할 수 없도록 빈틈없이 대비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독자적인 대북 제재에 나섰다.



북한은 미국의 차기 행정부를 압박해 대북 제재 완화 및 한미 동맹 약화 등을 유도하기 위해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북한은 11월 5일 미 대선 전후로 핵실험, 서북도서 국지적 포격, 무인기 침투 등의 심각한 군사적 위협을 실행에 옮길 가능성이 있다. 올해 1월에도 서해 완충구역을 향해 포격을 감행했던 만큼 그보다 도발 강도를 더 높일 수 있다. 김정은 정권이 10월 한국 무인기의 평양 침투를 주장하며 “대한민국의 비참한 종말을 앞당길 것”이라는 말 폭탄을 쏟아붓고 우리 군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도 도발 명분 쌓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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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군은 김정은 정권이 최악의 고강도 도발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한다. 자주 국방력을 굳건히 하면서 한미 동맹 및 한미일 안보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 한미 국방장관이 30일 안보협의회의(SCM)를 열고 북한의 핵 사용 상황을 한미 연합연습에 반영하기로 한 점은 시의적절하다. 북한이 핵·재래식무기를 넘어 무인기·사이버 공격 등 비대칭 도발 수단까지 동원하는 만큼 한미는 복합 도발 대응 시나리오를 작전계획에 반영해 실전 훈련 반복으로 완벽한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할 것이다. 여야 정치권도 안보 문제에서는 당파적 정쟁을 자제하고 초당적 대응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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