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도내 기업들이 세계적 반도체기업 ASM에 납품할 수 있도록 하는 길을 닦았다.
김 지사는 31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알메르 ASM 본사에서 정명근 화성시장과 히쳄 엠사드 대표(CEO), 폴 베르하겐재무총괄이사(CFO) 등을 만나 경기도와 ASM, 그리고 화성시 간의 상생협력 협약(MOU)에 서명했다.
ASM은 반도체 핵심공정인 ‘증착’(蒸着) 장비생산의 세계 1위 기업이다. 김 지사는 전날 세계 1위 노광(露光) 장비 기업 ASML로부터 경기도 투자협력 확대 약속을 받은 데 이어 이날 ASM으로부터 향후 지속적으로 경기도 기업 제품을 사겠다는 의지를 이끌어냈다.
ASM이 도내 기업들에게 사들이기로 한 물건은 세계 1위 증착장비를 만드는 데 필요한 부품이다. 이날 협약자리에 배석한 강민석 경기도 대변인은 “ASM의 매출규모로 볼 때 구매액은 매년 수천억 원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협약에는 △경기도민과 경기도 소재 대학교 졸업생을 대상으로 한 고용 기회 제공 △경기도 소재 대학과의 인턴십 프로그램 및 채용 진행 등 경기도의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내용도 담겨있다.
김 지사는 “ASM과 화성시와 함께 맺는 오늘의 MOU는 정말 구체적인 내용들이 담겨 있어서 정말 기쁘다. 앞으로도 ASM과 하는 일에 있어선 ‘풀 서포트’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우리 반도체 인력 양성과 젊은 청년들을 위한 여러 가지 교육 프로그램 등은 지사로서 제가 가장 역점 두고 있는 문제 중 하나인데, 이번 MOU에 담겨 기쁘게 생각한다. 앞으로도 그와 같은 노력을 더욱 더 기울여 주셨으면 고맙겠다”고 부탁했다.
앞서 ASM은 지난 2019년 화성시 동탄 첨단산업단지 내에 870억 원을 투자해 반도체 증착장비 연구·제조시설을 설립해 440명을 고용. 기존 시설 옆에 1362억 원을 추가 투자해 제2 연구·제조시설을 설립하고 200명 이상을 추가 고용할 계획을 밝혔다. 해당 설은 2025년 4월 완공될 예정이다.
히쳄 엠사드 대표는 “오늘은 ASM에 아주 특별한 날이고, ASM이 한국 사업에서 중요한 이정표를 세우는 날”이라며 “오늘의 협약이 우리의 협력에 새로운 장을 열고 경기도와 ASM의 상호이익이 되는 성과를 많이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SM의 기술과 장비가 AI, 5G, 클라우드 컴퓨팅과 같은 디지털 세상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경기도의 반도체 생태계를 더 활성화시키고, 경기도가 한국 그리고 세계적으로 반도체 중심지가 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김 지사는 지난 3월 도청에서 히쳄 엠사드 대표를 만나 반도체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또 2022년에는 폴 베르하겐 재무총괄이사를 만나 투자 유치를 의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