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화천군 북한강에 시신을 유기한 현역군인이 말다툼 끝에 피해자를 살해한 것으로 파악됐다.
4일 경찰 등에 따르면 피의자는 30대 후반 현역 군인 A씨로, 피해자는 같은 부대에서 근무했던 여성 B(33)씨로 밝혀졌다.
A씨는 경기도 과천에 있는 국군사이버작정사령부 소속 중령(진)으로 10월 28일께 서울 송파구에 있는 산하 부대로 전근 발령을 받았다. 사이버사는 사이버전을 시행하는 국방부 직할 부대다.
B씨는 지난달 말까지 같은 부대에 근무했던 임기제 군무원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3시께 부대 주차장 내 자신의 차량에서 B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해 목을 졸라 살해했다. 시신 훼손은 철거 공사가 진행 중인 공사장에서 살해 당일 오후 9시께 벌어졌다.
시신을 훼손한 A씨가 유기 장소로 택한 곳은 10여년 전 자신이 근무한 경험이 있던 화천군이었다. A씨는 이튿날 오후 9시 40분께 화천 북한강변에 시신과 함께 범행 도구를 유기했다.
A씨는 시신이 금방 떠오르지 않도록 시신을 담은 봉투에 돌덩이를 넣기까지 했다.
하지만 B씨의 시신 일부가 이달 2일 오후 2시 45분께 화천군 화천읍 화천체육관 앞 북한강에서 떠오르면서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경찰이 곧장 지문과 디옥시리보핵산(DNA)를 통해 신원을 확인하면서 수사는 급물살을 탔다.
경찰은 B씨의 휴대전화 통화 기록과 폐쇄회로(CC)TV 분석·피해자 가족 탐문 끝에 A씨를 특정, 3일 오후 7시 12분께 서울 강남 일원역 지하도에서 30대 A씨를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A씨는 현장에서 저항 없이 순순히 체포에 응했으며 곧장 혐의를 시인했고, 춘천으로 옮겨져 이뤄진 1차 조사에서도 혐의를 모두 시인했다.
경찰은 이날 A씨를 상대로 2차 조사 후 살인, 사체손괴, 사체은닉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B씨와 말다툼하다가 격분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압수한 A씨의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포렌식을 통해 두 사람 간 관계와 범행 동기, 계획 범행 여부 등을 밝힐 방침이다.
경찰은 A씨의 진술을 토대로 범행 도구와 함께 나머지 시신에 대한 수색을 이어가는 한편 A씨의 얼굴과 이름, 나이 등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