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철이 141억 달러 규모의 미국 철강 대기업 ‘US스틸 인수’ 거래가 올해 말까지 완료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일본제철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이 거래에 반대 입장을 표명해 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미국 대선에서 백악관 복귀에 성공하면서 인수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모리 다카히로 일본제철 부사장은 이날 진행된 결산 발표 브리핑에서 “미국 대선이 끝났으니 이 거래에 대해 건설적인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제철은 지난해 12월 미국 산업화 상징으로 꼽혀 온 US스틸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일본제철과 US스틸은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에 심의를 요청했다. CFIUS는 이 거래가 국가 안보 등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한 뒤 백악관의 승인 관련 최종 결정 전 이 내용을 전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 기간 미국 철강노조(USW) 및 일부 정치권 인사들과 이 거래에 반대를 표명했고,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며 난항에 빠졌다. US스틸은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의 격전지이자 막판 트럼프 승리에 쐐기를 박은 펜실베이니아(피츠버그)에 공장을 두고 있다. 거래 이슈가 미국 선거와 맞물려 정치 이슈로 비화하자 CFIUS는 심사를 대선 이후로 미뤄둔 상태다.
모리 부사장은 이날 “이달 중 미국을 방문해 노조 지도부와 만나기를 희망한다”는 의사도 전했다.
모리 부사장의 이 같은 의지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선 트럼프의 당선으로 이번 인수가 더 어려워진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 후 이전 보다 강화된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추진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그가 “일본제철이 향후 (미국인의) 일자리를 보장할 리 없다”는 노조의 주장에 동조해 이 거래를 “끔찍하다”고 비판했다.
일본제철은 이날 발표에서 중국의 과잉 생산으로 시황 악화 등을 이유로 연간 순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