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물넘김이 이븐하네요"…가전업계 등장한 이색 소믈리에[빛이 나는 비즈]

코웨이, '워터 소믈리에' 39명…국내 기업 최대

자체 지수·통계 프로그램 개발 등 물맛 연구 총력

쿠첸엔 일본취반협회 자격 취득한 '밥 소믈리에'

15가지 밥맛 알고리즘 탑재한 '그레인' 밥솥 인기

코웨이 물맛 연구소. 사진 제공=코웨이코웨이 물맛 연구소. 사진 제공=코웨이




“미네랄이 많은 물일수록 점성이 강합니다. 수원지의 위치나 기후 등에 따라 물맛도 다르죠.”



물에도 감별사가 있다. 수원에 따른 미세한 맛의 차이를 구별하는 ‘워터 소믈리에’다. 마찬가지로 쌀을 산지, 품종 등에 따라 구별하는 ‘밥 소믈리에’도 존재한다. 이같은 ‘초미세 미각’을 가진 이색 소믈리에들이 중견 가전 기업으로 모이고 있다. 물맛이 좋은 정수기, 밥맛이 좋은 밥솥을 만들기 위해 전문적인 연구를 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탄생한 제품들은 가전 시장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정수기가 주력 상품인 코웨이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 2009년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정수기 물맛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이어 2019년에는 업계 최초로 ‘물맛 연구소’를 개설했다. 코웨이 물맛 연구소에는 워터 소믈리에만 39명으로,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 미국수질협회(WQA)의 공인 물 전문가(CWS)도 아시아 최대 수준인 20여 명을 영입했다.

코웨이 물맛 연구소. 사진 제공=코웨이코웨이 물맛 연구소. 사진 제공=코웨이



코웨이는 이같은 전문 연구 인력을 기반으로 물맛에 영향을 주는 주요 인자를 도출하고, 전문기관과의 공동연구로 물맛을 검증해 맛있는 물에 대한 기준을 수립하고 있다. 2017년부터는 자체적으로 코웨이만의 깐깐한 물맛 기준인 ‘GPT(Good Pure Tasty water) 지수’를 수립해 제품 평가에 활용 중이다. 이외에도 물맛 관능 평가 전문 통계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물맛 전문 패널을 양성하는 등 물맛 연구에 대한 수준을 지속적으로 높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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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코웨이의 정수 필터는 물 처리 산업 분야의 국제적 인증 기관인 미국수질협회 WQA로부터 Gold Seal인증을 통해 정수 필터 성능과 안전성을 입증받았다. 이는 정수 성능은 물론이고 물이 닿는 모든 부품에서 약 200가지의 유해·독성물질 불검출에 대한 안전성과 제품의 구조적 완전성 시험까지 까다로운 조건의 규격을 통과해야 하는 인증이다. 코웨이는 2008년 업계 최초로 WQA 인증을 획득한 이래 현재까지 80개 이상 제품에 대해 인증을 획득했다. 국내 업계에서 가장 많은 수준이다.

쿠첸 밥맛 연구소. 사진 제공=쿠첸쿠첸 밥맛 연구소. 사진 제공=쿠첸


쌀을 품종별로 감별하는 밥 소믈리에도 밥솥 시장의 기술력을 책임지고 있다. 밥 소믈리에는 일본취반협회에서 쌀의 산지, 품종, 영양, 취반 등 밥에 관한 모든 지식을 다루는 밥 전문가에게 주는 자격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약 100명 정도가 활동 중이다. 밥솥을 판매해온 쿠첸은 2019년 ‘밥맛 연구소’를 출범하고 일본취반협회 자격증을 취득한 6명의 밥 소믈리에를 영입했다. 밥솥의 핵심은 ‘밥맛’이라는 신념 아래 점점 더 다양해지는 고객의 밥맛 취향에 대응하기 위해서였다.

쿠첸 밥맛 연구소에는 밥 소믈리에를 포함해 쌀‧밥에 대한 전문 지식, 설계 기술을 갖춘 연구원 총 30명이 소속돼 있다. 이들은 밥맛 알고리즘 연구와 알고리즘을 완벽히 구현하는 밥솥설계 등을 진행한다. 특히 세분된 고객의 입맛을 겨냥하기 위한 ‘개인 밥맛 맞춤화’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쿠첸은 연구의 결과물로 올해 인기 잡곡과 소비량이 높은 쌀 품종에 맞는 15가지 밥맛 알고리즘을 탑재한 ‘그레인’ 밥솥을 선보였다. 그레인 밥솥은 곡물별 전용 알고리즘으로 곡물의 맛과 영양을 끌어 올린 최상의 밥맛을 구현했다. 쿠첸은 밥맛연구소를 통해 식문화 트렌드 변화를 반영한 밥맛을 개발하고 산학기관 등과의 협업을 통한 밥맛의 정량화 등의 연구를 활발히 이어가는 중이다.



박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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