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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현금 쌓은 美기업, 어디에 투자할까

■ 김세환 KB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

김세환 KB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김세환 KB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




올 하반기 미국은 많은 변곡점을 만들어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기준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했으며 대선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트럼프 당선인이 내세우고 있는 감세 및 관세 정책 등은 향후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수는 있으나 방향을 바꾸진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 금리 인하기가 도래한 지금에는 그동안 기업들이 모아 놓은 현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 편입된 기업의 잉여현금흐름은 2019년 말 대비 약 35% 증가한 1조 9000억 달러(약 2650조 원)를 나타내고 있다.



상장 기업은 주주에게 지속적인 성장을 제시할 의무가 있는데 이를 위해선 현금 보유량이 뒷받침돼야 한다. 기업은 현금을 활용하여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을 통해 주주의 투자 수익률(ROE)을 높일 수 있고 중장기적으로는 투자 확대(Capex)를 통해 이익을 증가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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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미국 기업들은 경기 안정화와 기준 금리 인하 영향으로 현금 사용에 여유가 생겨 자사주 매입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지난해 기준 미국의 총주주환원율(주주환원/순이익)은 79%로 2018년 최고점 104%를 하회했다. 이는 지난 10년 평균 총주주환원율인 91~92%에 비해서도 상대적으로 적은 수준인 만큼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은 다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주주환원 효율성이 높은 섹터는 정보기술(IT)이다. IT 섹터의 지난해 총주주환원율은 79%로 11개 섹터 중 8번째 수준이지만 12개월 선행 ROE는 29%로 경기소비재 다음으로 높기 때문이다. 설령 자사주 매입률이 증가하지 않더라도 지난해처럼 총주주환원율 79%만 유지가 된다면 미국의 IT 섹터는 2027년까지 ROE가 33.6%로 상승한다는 계산(이익 성장성 향후 3년 치 반영, FactConsensus 기준)이 나온다. 이를 감안하면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투자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기업들이 보유한 현금을 AI 디지털화를 위한 투자에 활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IT 시장 분석 기관 IDC는 2027년까지 디지털 전환 투자 지출이 3조 9000억 달러(약 5457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23년까지 데이터 센터에 약 1000억 달러(약 140조 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아마존의 경우는 지난 3월 2039년까지 데이터센터에 1500억 달러를 쏟아 부을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그 동안 부진했던 IT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성장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구독 모델로 반복 수익을 만들어 내고 있으며 금리 인하 시점부터 투자도 늘리기 시작했다.

수혜가 예상되는 대표 기업으로는 MS, 알파벳, 메타 플랫폼즈, 세일즈포스, 어도비, 서비스나우 등이 있다. MS는 AI를 활용한 추가 과금 모델을 선보였으며 알파벳은 데이터 센터와 광고 수익이 함께 증가하고 있다. 메타의 경우 ‘라마 3(Llama 3)’와 같은 인공지능 모델을 자체 플랫폼에 도입하여 광고 수익을 높이는 동시에 별도 수익화(퀄컴 스냅드래곤에 탑재 등)에 나서고 있으며 세일즈포스는 수주 잔고 증가에 따른 장기 성장이 예상된다. 어도비는 다양한 AI 편집 솔루션(파이어플라이)이 매출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서비스나우도 엔비디아와 협업하는 등 다양한 시장 확보에 나섰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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