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버핏이 주식을 팔고 있다는데 이러다가 혹시?"…걱정에 잠 못 드는 개미들

워런 버핏. 연합뉴스워런 버핏. 연합뉴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주식을 내다 팔고 현금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 이유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버핏이 운영하는 투자기업 버크셔 해서웨이가 많은 현금을 쌓아두고 있다면서 그 이유에 대해 많은 투자자가 궁금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버크셔의 3분기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현금 보유액은 약 3252억달러(약 448조9386억원)로 사상 최대치다.

정확하게는 현금이 아니라 주로 미국 국채 등으로 보유하고 있는데 2분기 말 2769억달러에 비해 483억달러(약 66조6782억원) 증가했다.

버크셔가 보유한 대규모 주식 중 애플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지분을 추가로 매각하면서 현금 보유액이 더 늘었다.

특히 그동안 현금 보유액의 일부를 매 분기 자사주 매입에 사용해 왔지만, 최근에는 버크셔 주가도 비싸다며 이마저도 사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팔로워를 보유하며 존경받는 투자자가 투자를 꺼리고 있으니 일반 투자자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반 투자자들이 모르는 뭔가를 버핏이 알고 있기 때문에 이처럼 주식매도에 나선 것 아니냐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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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은 평소 '주식을 얼마나 보유하는 것이 가장 좋냐'는 질문에 '영원히'라고 답할 정도로 장기투자를 선호하지만 주가가 비싸다고 판단할 때는 매우 신중한 모습을 보여왔다.

늘 낙관적이고 인내심이 강해 보이는 버핏은 지난 1969년 시장에 거품이 많이 끼었다며 매우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종료하고 상당한 현금을 축적해 기회에 따라 자금을 운용한 바 있다. 당시 글로벌 금융 위기를 예측한 움직임이었다.

버핏의 최근 주식 매도 역시 현재 주가가 높다고 평가한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코스틴 전략가는 최근 향후 10년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수익률이 연평균 3%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전 수십년간 수익률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자산 운용사 뱅가드도 미국 대형주의 연간 수익률을 3~5%로, 성장주는 0.1~2.1%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로버트 실러 교수 역시 가격 대비 주가 상승률이 물가상승률 조정 이후 연평균 0.5% 정도로 예상했다.

버핏이 주가의 고평가 여부를 진단할 때 사용하는 이른바 '버핏 지수'로 봐도 주가는 높은 편이다.

버핏 지수란 한 국가의 총 시가총액을 그 나라의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값으로, 주식 시장의 규모가 경제 규모에 비해 얼마나 큰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미국 증시에서 지금 이 지수는 약 200%로, 기술주 거품이 절정에 달했을 때보다 더 높은 수준까지 올라와 있다.

현재 미국 국채 금리가 주식보다 더 높은 수익을 낼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라서 버핏이 주식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버핏은 여전히 좋은 기업을 사고자 한다. 그는 지난해 버크셔 연례 주주총회에서 "우리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은 훌륭한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라면서 "500억 달러, 750억 달러, 1000억 달러에 회사를 인수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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