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전소는 건축법상 1종 근린생활시설이다. 파출소와 우체국·제과점과 같은 수준의 주민 편의시설이다. 하지만 동서울변전소 갈등에서 보듯 막연한 두려움에 변전소를 기피하는 문화가 퍼져 있다. 우리 주변의 변전소를 통해 변전소가 왜 안전하고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시설인지 알아본다.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 한쪽에 자리 잡은 신길변전소. 13일 찾은 부지 면적 1167㎡(약 353평) 규모의 지하 4층짜리 무인 변전소는 공원을 찾은 시민들의 인기 포토 스폿 중 하나였다. 이날 변전소 내·외부를 둘러보는 1시간여 동안 변전소의 초록 지붕과 어우러진 단풍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는 지역 주민들이 여럿 있었다. 변전소 주변에서 뛰어노는 아이들도 많았다.
신길변전소 건물 주변에는 인라인스케이트장과 야외 암벽등반장, 간이 운동기구 등이 마련돼 있다. 매일 이곳에서 운동하면서 체력 관리를 한다는 신림동 주민 반은숙(88·가명) 씨는 “(변전소라는 말을) 듣기 전까지는 변전소인지도 전혀 몰랐다”며 “공원의 부대시설이겠거니 했다”고 말했다. 전자파 발생 우려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해본 적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시설이 지하화된 데다 소음도 거의 없어 지역 주민들조차 알아차리지 못하는 수준인 것이다.
총변압기 용량은 240MVA로 관악구와 동작구 일대 약 9만 5000가구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주요 기관 고객 중에는 인근의 농심 본사와 롯데백화점 관악점, 시립 보라매병원 등이 있다. 신길변전소는 30년 이상 된 시설이지만 정기적인 검사와 유지 보수로 크고 작은 고장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한국전력이 운영 중인 변전소 중에서는 공원에 위치해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곳이 다수 존재한다. 한전 측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사실상 모든 장비를 이중화해 놓았다”며 “3년 주기의 정기 점검은 물론 수시로 정밀 점검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