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가 압도적으로 승리한 미국 대선 결과가 미국을 제외한 주요국 금융 시장을 크게 흔들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후보자 시절 내놨던 여러 정책안들이 2기 행정부에서 추진될 경우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우려가 점차 커지는 분위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가 미국 이외 주식과 통화를 침몰시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율 관세, 이민자 추방 등 트럼프 당선인의 제안들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당선인이 자신의 생각을 밀어 부칠 경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는 제한될 수 있다. 이 같은 시나리오가 점차 힘을 얻어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실제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주식 추세를 보여주는 ‘MSCI ACWI ex-US’ 지수의 경우 13일(현지 시간) 전 거래일 대비 0.40% 빠진 329.50으로 마감했다. 이는 4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인 데다 8월 13일 이후 최저 수준에 그친다. 미 대선 직전일과 비교하면 2.2% 하락이다.
MSCI 신흥시장 지수도 최근 4거래일 빠져 지난 9월 19일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범유럽지수 유로스톡스600도 흐름은 대체로 비슷하다. 특히 한국 코스피는 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블룸버그는 진단했다.
외환 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유로화, 엔화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4일 106.738을 기록해 지난해 11월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일본 엔화도 지난 7월 이후 처음으로 156엔선을 넘어섰고 중국 위안화도 빠지고 있다. 일각에선 중국 위안화의 경우 내년 말까지 1.5% 더 하락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일각에서는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프랭클린 템플턴의 채권 펀드 매니저들 가운데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5%대에 향할 것이라는 전망이 늘어나고 있다. 픽텟 애셋 매니지먼트와 같은 투자자들은 트럼프 정책으로부터 보호받는 자산을 찾기 시작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