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도 말이 안되는데 징역형 집행유예가 말이 됩니까.” “중형이 나왔으니 잔치국수라도 먹읍시다.”
15일 오후 3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유죄가 선고되자 서울 서초동 법원 앞은 일순간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강한 불만을 표시했고 보수단체 측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이 대표의 선고 결과 소식이 들리자마자 진보 진영에서는 법원을 향한 고성이 연신 터져 나왔다. 일부 지지자들은 바닥을 내려치며 “이 XX들 미쳤네” “이게 나라냐”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한 여성 지지자는 “어떻게 이럴 수 있냐”며 울음을 터뜨렸으며 다른 여성도 가설 무대 앞에 앉아 “기소 자체가 말이 안되지 않냐”며 통곡하기 시작했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이내 대열을 정비하고 노래를 틀며 ‘이재명 무죄’를 연호하기 시작했다.
반면 보수 단체는 환호성과 함께 “이재명 구속”을 외치며 함성을 내질렀다. 일부 집회 참가자들은 춤을 추며 “대한민국 만세” 구호를 연호하며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다. “징역 1년”을 외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일부 보수 집회 참가자들은 현장에 왔다 돌아가는 민주당 측 의원들을 향해 “축하한다”며 조롱을 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부터 서울 서초동 일대는 수백 명의 사람들로 북적였다. 서울중앙지검 서문 앞에는 이 대표의 지지자들이 모여 파란색 풍선을 들고 이 대표의 무죄를 주장하는 내용의 구호를 외쳤고 법원 인근 도로에서는 보수 단체들이 이 대표의 유죄와 관련한 피켓을 들고 있었다.
집회 현장에서는 진보 단체와 보수 단체의 충돌도 발생했다. 곳곳에서 고성과 욕설이 오갔으며 일부 인원은 서로를 향해 비난의 말을 쏟아내다 경찰의 만류로 겨우 일단락되기도 했다. 한 보수 유튜버는 진보 진영 인근에서 촬영을 하다 제지되기도 했다. 한 남성은 이날 오후 2시 18분께 이 대표가 법원에 들어선 직후 신발을 던져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날 경찰은 집회 현장 인근에 3000명의 경력을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법원과 검찰청 곳곳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
이날 각 진영 지지자들의 집회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보수와 진보를 떠나 사법부의 판단을 놓고 선고 당일 대규모 집회를 벌였다는 점은 결국 사법부를 압박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민주당은 이날 집회에 이어 16일 오후 4시 30분 서울 광화문에서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국민 행동의 날’ 집회를 연다. 당초 이번 주말에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인근에서 집회를 하려던 조국혁신당도 집회를 취소하고 민주당에 합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