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1심에서 중형을 선고 받으며 정치 생명의 위기를 맞자 정치 브로커인 명태균 씨 관련 의혹을 추가 폭로하며 여권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18일 명 씨 관련 녹취를 추가로 공개하며 국정 개입 의혹에 불을 지폈다. 명 씨는 대선 직전인 2022년 3월 즈음 녹음된 것으로 추정되는 녹취에서 자신이 김건희 여사를 설득해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의 대선 후보 비서실장 인선을 막았다는 취지로 이야기한다. 명 씨는 “윤한홍이 (대선 후보) 비서실장 된다고 그래서 ‘그렇게 훌륭하신 분을 어떻게 선거판에 비서실장을 씁니까’(라고 김 여사에게 전했다)”라고 말했다.
명 씨는 윤 의원의 경남도지사 출마가 불발된 것도 자신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명 씨는 “윤 총장(윤 대통령)한테 윤 의원이 도지사에 나가면 홍준표 대표가 가만히 있겠느냐”고 이야기했다. 또 “윤 총장이 ‘윤한홍이는 행정안전부 장관을 시켜도 명 박사 때문에 경남도지사는 안 내보낼 것’이라고 두 번 전화왔다”고도 했다. 서영교 민주당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장은 “윤 대통령은 사실인지 답변하라”면서 “답변하지 못하면 사실로 알고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압박했다.
진상조사단은 이날 윤 대통령이 대선 기간 불법 선거사무소를 운영했다고 주장하는 서울 강남의 한 건물도 방문했다. 송재봉 공익제보조사본부장은 “공직선거법, 정치자금법, 수뢰 후 부정 처사죄의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창원 산업단지 부지 선정 의혹과 관련해서도 공세를 이어갔다. 염태영 국정개입조사본부장은 “땅 투기할 사람들이 명 씨로부터 ‘땅점’을 봤다는 증언이 나왔다”며 “명 씨가 부지를 정확히 알고 있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여권에 대한 공세와 함께 비명계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며 내부 단속에도 나섰다. 친명계인 최민희 의원이 16일 장외 집회에서 “(비명계가 움직이면) 제가 당원과 함께 다 죽일 것”이라고 말한 것이 이날 논란을 키우자 당 지도부는 “그런 입장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최 의원은 “이미 일부 언론이 ‘민주당에 숨죽이던 비명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한다”며 “어떤 판결이 나오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핵심은 민주당이 분열하냐, 아니냐에 있다”며 “제가 당원과 함께 죽일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그는 이어 “숨죽이고 있던 당내 분열 세력이 준동하느냐 안 하느냐에 따라 이 국면이 돌파될지, 아니면 민주당이 사분오열될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