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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재단·유바이오 "수막구균 백신, 아프리카에 최소 1000만 회분 공급"

■아프리카 수막구균 퇴치 프로젝트 가동

수막구균 5가 백신 개발해 접종 계획

치료 늦어지면 치사율 최대 50% 질병

25년 원액 기술이전 29년 현지 공급

김한이(왼쪽부터)라이트재단 대표, 쇼넷 윌슨 바이오백 선임 프로젝트 담당, 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 리차드 고든 SAMRC 국제사업개발국장이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김한이(왼쪽부터)라이트재단 대표, 쇼넷 윌슨 바이오백 선임 프로젝트 담당, 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 리차드 고든 SAMRC 국제사업개발국장이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국제보건기술연구기금(라이트재단)과 유바이오로직스(206650)가 아프리카 수막구균 퇴치에 힘을 모은다. 라이트재단은 중저소득국 감염병 예방을 목표로 보건복지부,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출연으로 설립된 비영리재단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라이트재단의 지원으로 수막구균 5가 백신을 개발하고 남아프리카공화국 제약사인 바이오백(Biovac)에 기술 이전할 예정이다. 2029년부터 백신이 공급되면 아프리카 수막염 문제 해결의 전환점이 되는 동시에 향후 글로벌 보건 분야에서 한국 바이오기업의 역할을 부각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라이트재단은 지난 11일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24 세계 바이오서밋’에서 유바이오로직스, 바이오백, 남아프리카 의료연구위원회(SAMRC)와 이같은 내용의 협력 방안을 공식 발표했다. 김한이 라이트재단대표는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유바이오로직스와 라이트재단은 공공재인 백신을 아프리카에 공급하면서 국제 공중보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공통된 목적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막구균성 수막염은 뇌와 척수를 둘러싼 막에 감염이 발생해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세균성 질병이다. 주요 증상은 두통, 고열, 메스꺼움, 구토 등으로 치료가 늦어질 경우 치사율은 50%에 달한다. 감염이 확인되면 신속한 항생제 치료가 필수적이나 아프리카 대부분 국가에서는 의료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아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빈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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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프로젝트는 총 454억 원 규모로 5가(ACWYX) 수막구균 접합백신(NmCV-5) 개발과 아프리카 현지 생산이 핵심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라이트재단의 지원을 받아 EuNmCV-5의 임상 1상을 마무리하고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임상 2·3상을 진행 중이다. 2025년 바이오백에 백신 원액을 기술이전하고 2027년 말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수출 허가를 획득해 세계보건기구(WHO)의 사전적격성 평가(PQ) 심사신청서를 제출하는 것이 목표다.

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수막염을 일으키는 6개의 균 중 하나인 X가 아프리카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백신 개발 이후 사하라 이남 지역에 있는 수막구균 벨트 지역에 공급을 할 것” 이라며 “콜레라 백신 ‘유비콜’의 유니세프 공급으로 이미 PQ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경험이나 노하우 등을 같이 공유하고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셔네테 윌슨 바이오백 선임 프로젝트 담당은 “유바이오로직스에서 백신 원액을 받아 현지에서 완제의약품을 만들 예정”이라며 “남아공 규제기관 SAHPRA 허가와 WHO PQ를 위한 다양한 문서들을 만드는 것도 우리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EuNmCV-5가 개발되면 수막염 예방 캠페인과 정기 예방접종, 수막염 발생 대비 비축물자 등에 활용된다. 리차드 고든 SAMRC 국제사업개발국장은 “성공적인 백신개발과 공급을 진행한다면 수막염 발병률이 높은 26개의 사하라사막 이남 국가에서 수막염을 퇴치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바이오백은 최소 1000만 도즈를 현지에 공급할 예정이다. 백 대표는 “국내 백신 자급화를 이루는 방법이자 아프리카시장 진입과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공중보건 기여뿐 아니라 매출 증대와 백신 형평성 문제 해결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도=왕해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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