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사용을 허용하는 결정을 우리 정부에 사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연합(EU)와 독일에 이어 정부 당국이 비교적 조기에 관련 내용을 확인한 것으로 미국이 우크라전에 대한 핵심 정보를 주요 우방국과 적극 공유하며 사태 흐름을 지켜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 측으로부터 에이태큼스 사용 승인 정보를 사전에 공유받았냐”는 질의에 “미국이 결정하면 미리미리 알려온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고위 관계자는 “언론에 밝힐 수 있을 만큼 구체적으로 설명드릴 계제가 아니다”면서 “우리나라가 직접 이 문제에 가담해서 행동할 필요는 없기 때문에 미국의 결정을 공유받은 정도”라고 부연했다.
에이태큼스는 ‘신속한 종전’을 공언했던 도널드 트럼프의 재집권 두 달을 앞두고 나온 미 정부의 ‘초강수’로 평가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 본토 공격이 가능한 사거리 300km 미국산 지대지 미사일 에이테큼스로 러시아 내부 표적을 공격하는 것을 허가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후 유럽 외교 수장인 호세프 보렐(Josep Borrell)은 미국이 러시아 연방을 공격하기 위해 최대 사거리 300km의 미사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고 확인했다. 또 독일 정부도 관련 사실을 발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우크라이나가 우리 영토 공격을 위해 장거리 미사일을 사용하는 것은 미국과 그 위성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적대 행동에 직접 개입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 분쟁의 본질과 성격의 급격한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러시아의 대응은 적절하고 명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은 트럼프 행정부 재집권을 앞두고 더욱 격화 되는 모습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전망에 관한 질문에는 "평화 협정을 맺기 위해 대화를 시작하더라도 현 점령해놓은 영토가 어디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그만큼 연말이 오기 전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투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정책 문제가 아니다. 남은 불예측성이 다가오기 전에 두 달 정도 사이 전투가 더욱 격해질 것이라는 예상을 쉽게 할 수 있다"며 "그런 것을 고려하며 한국도 우방국들과 함께 심각하게 들여다보고 정보를 공유하며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런 상황이지만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은 상황을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와 북한이 국제사회의 권고를 무시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협력을 멈추지 않는다면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보충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미국,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도 이 문제를 앞으로 더 잘 들여다보고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