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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밀어붙이는 2차관 신설 조건은…행안부 “2개국 8개과” 필요[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행안부 “2개국 8개과 신설 60여명 필요”

방사청 “합참, 무기 소요 관련 조직 흡수”

복수차관제 운용하는 부처는 7개에 불과





지난 2022년 4월 윤석열 정부의 출범을 준비한 제 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는 국방부에 2차관을 신설하고 방위력 개선 업무를 맡겨 방사청 업무를 일정 부분 흡수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윤 대통령의 임기 2년 반 가량이 된 지난 9월 중순에 국방부는 국방 연구개발(R&D) 추진체계를 국방부 주도로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외적 명분은 무기체계 개발 등 국방기술 R&D 업무를 국방부 산하로 일원화해 연구개발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정례 언론브리핑을 통해 “현재 정책 심의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이후 관련 부처와 협의해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다만 이것이 2차관 신설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2차관 신설과 관련해서는 부처의 규모와 업무의 중요성을 고려해서 관계기관과 계속 협의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며 2차관 신설을 밀어붙이겠다는 속내는 부인하지 않았다.

국방부에 따르면 방사청 내 국방기술보호국과 7∼8개 국방 R&D 관련 부서와 국방 R&D 담당 국책 연구기관인 방위사업청 산하 국방과학연구소(ADD)를 국방부로 이관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국방 R&D 추진체계 개편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조직 개편이 이뤄지면 국방부는 방사청 인력 약 80여 명(전체 인력 5%)과 2025년 기준 방사청 전체 R&D 예산의 약 65%(약 3조 원)를 가져가게 된다. 큰 폭의 조직 확대가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윤석열 정부의 19개 부처 가운데 2차관이 있는 복수차관제를 도입한 곳은 7개 부처(기획개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외교부·문화체육관광부·산업통상자원부·보건복지부·국토교통부)에 불과하다. 국방부는 1948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1차관을 두고 있다.

지난해 10월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장성 진급·보직 신고 및 삼정검 수치 수여식에서 대장 진급자들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지난해 10월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장성 진급·보직 신고 및 삼정검 수치 수여식에서 대장 진급자들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방부는 본부 및 소속기관 공무원 정원 700여 명. 군무원 4만 5000명인 군무원, 군인 50만 명에 달하는 인력 ‘공룡’ 부처다. 북한의 무력 도발에서 대한민국의 안위를 책임지고 최근엔 글로벌 방산 시장 점유율 2%를 차지하면 K방산 위상이 확대되고 있는 등 부처 위상을 고려하면 1명인 차관을 2명으로 늘려야 한다는 게 국방부의 속내이자 오랜 숙원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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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국방부 본부 규모다. 이에 대해 정부 부처의 조직과 인력을 담당하는 행정안전부가 국방부에게 2차관 신설을 위해 내건 조건이 있다. 국방부와 행안부에 따르면 최소 국장급 2개국과 과장급 8개과가 신설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국방부가 방위사업청을 그대로 두고 방위력 개선과 전력 운영을 전담하는 2차관을 운용하기 위한 최소 신설 조직을 어떻게 꾸려야 할 지에 대해 행안부와 논의가 있었다”며 “행안부는 국방부가 1장관 1차관 체제에서 1장관 2차관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선 현 조직과 인력을 유지한 상태에서 2개국 8개과를 신설해 60여명 이상의 인력을 보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행안부는 또 정부조직법 제33조는 방위력 개선사업, 군수물자 조달 및 방위산업 육성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기 위해 국방부 장관 소속으로 방위사업청을 둔다는 법령 부분과의 중복 부분 해소를 할 수 있도록 국방부와 방사청의 조직 개편과 인력 조정이 필요하다고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정책·방위력개선 전담 차관 필요”


이에 국방부가 내부 검토를 거쳐 현행 국방 R&D 거버넌스를 국방부를 중심으로 재편하는 명분으로 방사청에 무기체계 R&D 기능만 남기고 방사청 출연기관인 국방과학연구소(국과연)와 국방기술진흥연구소(국기연)까지 모두 국방부로 넘기기는 방안을 최종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이 과정에서 방사청은 국방부 구상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오히려 합동참모본부의 군 무기체계 소요(제기·승인) 관련 조직을 흡수하는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방사청은 국방부에 세부 검토 의견서를 제출해 R&D 기능 이관에 대해 각 기능별로 “효율성 및 대응력 저하”, “사업 간 연계성 약화로 긴급 안보현안 신속대응이 곤란하다”는 등의 반대 이유를 전달했지만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현재로선 국방부가 현행 국방 R&D 거버넌스를 국방부 중심으로 개편해 곧바로 2차관을 도입할 수는 없다. 정부조직법 개정을 통해 복수차관제 도입의 근거를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국회, 즉 야당의 동의가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무력 도발이 잇따르고 있고 K방산의 위상 확대를 위한 국방부의 복수차관제 도입 명분에 야당이 크게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안보 전문가들은 “현 정부의 국방부 복수차관제 도입 의지가 높은데다 방위력 개선과 방위산업의 위상 강화 및 수위가 높아지는 북한의 무력 도발에 강력 대응할 국방정책을 전담하는 차관을 각각 두는 조직 개편에 대해 야당도 차기 정권을 잡는 경우를 고려하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분석했다.



이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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