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으로서 존중하면, 직장 내 괴롭힘과 따돌림은 없어지지 않을까요.”
걸그룹 뉴진스 멤버 팜하니의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되지 않았다. 하니가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받기 위한 근로기준법 상 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여야가 근로기준법 보호 범위를 더 넓히는 계기로 삼을지 주목된다.
2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서울서부지청은 뉴진스 팬이 제기한 하니의 직장 내 괴롭힘 민원을 행정 종결했다.
이 민원은 하니의 주장으로 촉발됐다. 지난달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부 소속 기관 국정감사장에 하니와 뉴진스 소속사인 어도어의 김주영 대표가 각각 참고인과 증인으로 출석해 직장 내 괴롭힘 공방을 이어갔다.
하니는 “대학교 축제 준비를 할 때 한 여성 매니저가 저와 눈을 마주치고 다른 분들에게 (저를) ‘못 본 척 무시해’라고 말했다. 이런 문제는 한두 번이 아니었다”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뉴진스가 지난달 유튜브를 통해 일반에 먼저 공개됐다. 하니는 김 대표가 ‘증거가 없으니 참으라’고 말하는 등 소속사 대표로서 대처가 미흡했다고도 지적했다. 반면 김 대표는 “(발언을 한) 매니저는 다른 회사 소속”이라며 “아티스트(뉴진스) 보호를 위해 CCTV를 확인했지만 보존 기간이 만료됐다. 당사자 간 주장이 엇갈린다”고 설명했다.
민원의 쟁점은 하니가 근기법 상 근로자인지였다. 직장 내 괴롭힘은 근기법 조항으로 근로자만 적용받기 때문이다. 서부지청은 하니와 사측의 계약 관계를 따져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하는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사측과 대등한 지위에서 계약을 체결한 점이 주요 근거다. 취업규칙, 근무 시간, 근무 장소 등 근로자를 판단하는 여러 기준에서도 하니를 근로자로 보기 어려웠다.
노동계는 근기법 상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특수고용형태근로자의 보호 사각 해소와 근기법 전면 적용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하지만 경영계와 여당은 직장 내 괴롭힘 규정이 모호해 현장에서 악용되고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지난달 15일 국감에서 환노위 여야 의원들은 하니와 김 대표에게 사실관계를 재차 묻고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