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카드론 잔액이 42조 원을 넘어서면서 역대 최대 규모에 달했다. 금융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에 따라 시중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이자 서민들의 자금 수요가 카드론으로 대거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2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10월 말 카드론 잔액은 42조 2201억 원으로 한 달 전 41조 6869억 원에 비해 5332억 원 늘었다. 기존 역대 최대 규모였던 8월 말(41조 8310억 원)을 넘어서 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달 말 기준 NH농협카드를 제외한 전업 카드사 8곳의 카드론 평균금리가 연 14.4%에 달했을 정도로 금리가 높은 편이었지만 수요가 급증에 전체 규모도 급증했다.
대환대출과 결제성 리볼빙 이월 잔액, 현금 서비스 잔액 등은 전월과 비슷하거나 소폭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카드론을 제때 상환하지 못해 카드론을 빌린 카드사에서 다시 대출받는 대환대출 잔액은 지난달 1조 6555억 원으로 전월 1조 6254억 원에 비해 301억 원, 현금 서비스 잔액은 6조 6669억 원에서 6조 8355억 원으로 1686억 원 증가했다. 결제성 리볼빙 이월 잔액은 7조 158억 원으로 9월 말(7조 1427억 원)에 비해 소폭 줄었다.
업계에서는 지난달 카드론 잔액이 재차 증가한 것은 은행권의 대출 규제 강화로 풍선 효과가 가시화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정부의 대출 규제로 1·2금융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자금 수요가 카드론까지 흘러 들어갔다는 해석이다. 금융 당국이 압박 수위를 높이자 최근 시중은행뿐만 아니라 지방은행과 상호금융까지 일부 대출 상품에 대한 판매를 중단하는 등 눈치 보기가 이어지고 있다.
서지용 한국신용카드학회장(상명대 경영학부 교수)은 “은행권의 대출 규제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카드론 금리가 낮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다만 카드사 입장에서 건전성을 관리하기 위해 자체적인 수위 조절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