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 시대에 미국이 스태그플레이션(경기 둔화 속 물가 상승)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경제석학의 진단이 나왔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사진) 미 컬럼비아대 석좌교수는 21일 세계경제연구원이 KB금융그룹과 함께 주최한 글로벌 서밋에 화상으로 참석해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보편관세는 수입품에 가해지는 세금으로 결국에는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상대국의 보복관세가 매겨지면 미국 상품에 대한 수요 위축에 가격도 동시에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발(發) 인플레이션 우려에 미 정부 부채는 향후 10년간 7조 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월마트 같은 기업이 관세정책에 피해를 입는다고 주장하면 예외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면서 “트럼프 2기 내각은 1기보다 예측가능성이 더 떨어져 거대한 도전이 한국 앞에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 가능성과 관련해 “트럼프 당선인은 조 바이든 행정부에 앙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공화당에 유리한 법임에도 (폐지라는) 비합리적인 선택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좌장으로 참석한 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일본과 한국이 자국 통화 약세에도 수출 증가 등 선순환이 되지 않는 이유가 장기화된 생산성 저하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강연자로 나선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한국은 성장잠재력 하락으로 중립금리가 내려갈 수 있는 반면 미국에서는 혁신이 계속 이뤄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한국의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높아지는 상황이 뉴스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