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ELS 발행·판매사 해당상품 투자 참여를”

서상원 중앙대 교수 개선안 기고

고객 손실땐 금융사도 손해 봐야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같은 대규모 금융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 이 상품 발행사와 판매사도 직접투자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고객의 이해관계와 발생·판매 금융기관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면 금융사가 보다 적극적으로 소비자 보호에 나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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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상원(사진)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가 최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ELS 발행 제도 개선방안’을 금융감독원의 학술지인 금융감독연구에 기고했다. 고위험 상품 판매에 대한 규제 개선이 막바지에 다다른 만큼 금융 당국의 학술지에 게재된 주장도 반영될 가능성이 있어 눈길이 쏠린다.

서 교수가 제안한 방식은 ‘참여형 ELS 제도’다. 발행사인 증권사와 판매사인 은행이 ELS 상품을 출시하고 판매할 때 일정 비율을 의무적으로 투자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예를 들어 의무 투자 비율이 5%라면 증권사가 1조 원 규모의 ELS를 발행할 때 적어도 500억 원 이상의 규모를 자기자본을 이용해 직접 투자하도록 하고 나머지를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형태다. 서 교수는 “현재는 금융사가 판매 수수료를 늘리는 데 매몰돼 투자자의 손실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투자자의 손실이 곧 금융사의 손실로 인식된다면 이 같은 관행을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참여형 ELS 제도를 도입하면 판매자가 투자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행동하도록 유도해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금융사가 특정 상품에 얼마나 투자하는지를 투명하게 공개해 고객이 투자 시 참고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금융사가 의무 투자 비율을 웃도는 규모로 특정 상품을 구매한다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해당 상품의 손실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할 수 있는 정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 교수는 “(투자 규모가 공개된다면) 금융사 참여율이 매우 낮은 수준으로 결정되는 것을 방지하면서도 시장 메커니즘을 통한 효율성도 함께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우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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