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로 대표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국내 방송 시장의 강자로 떠오르며 유료방송이 위기를 맞고 있다. 가입자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케이블TV는 업계 최초로 희망퇴직에 돌입하는 등 생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최근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3630만4778명으로 지난해 하반기 대비 5328명이 감소했다. 지난해 하반기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한 이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케이블TV의 타격이 특히 심각하다. 상반기 케이블TV 가입자는 1241만2496명으로 전 분기 대비 1.03% 감소했다. 감소폭이 지난해 상반기 0.77%, 하반기 0.71%보다 확대됐다. SK브로드밴드를 제외한 LG헬로비전, 딜라이브, CMB 모두 가입자가 줄었다. 위성방송 KT스카이라이프도 가입자 이탈을 피하지 못했다.
IPTV도 위기감이 감지된다. 그동안 성장을 견인했던 IPTV 가입자 증가율이 0%대로 추락했다. 상반기 IPTV 가입자는 2107만1566명으로 지난해 하반기 대비 0.41% 증가에 그쳤다. 업계는 조만간 IPTV도 감소세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가 유료방송 이용자 2만여 명을 조사한 결과, 37%가 유료방송 해지 후 OTT 전환을 고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이유로는 'TV 시청 감소'(31%)와 '볼만한 콘텐츠 부족'(30%)이 꼽혔다.
반면 OTT는 급성장세다. 특히 10대(97.6%)와 20대(97.8%)의 OTT 이용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막대한 자본을 앞세운 OTT가 방송사의 강점이었던 드라마 제작 주도권마저 장악하면서 방송사 콘텐츠 외면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하주용 인하대학교 교수는 "글로벌 OTT의 국내 방송시장 잠식이 수년 내 국내 채널사업과 유료방송사업의 쇠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청률 0% 프로그램이 속출하는 등 전통 방송의 위기가 가시화되고 있다"며 "근본적인 체질 개선 없이는 생존이 어려울 것"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