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벤처·스타트업들간 공동 사업 지원을 통해 사업 이력(레퍼런스)을 구축해주는 기관·기업들의 지원 프로그램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기업 상대(B2B) 사업 시 초기 레퍼런스 구축이 중요하지만 설립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력이 전무한 기업에게는 거래선을 찾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빠른 시장 정착을 위해 초기 기업끼리 협력 하려는 시장 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이들 지원 프로그램도 활성화 될 전망이다.
24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 이가이엔씨, BNI 등은 초기 기업 간 사업 협력을 유도하는 프로그램을 최근 개설하거나 강화하고 있다.
디캠프는 올 들어 내부 ‘리모트 워크’를 ‘워크넥트’로 개편하고 각 지역 내 스타트업 간 협력을 유도하고 있다. 리모트 워크는 본래 스타트업 창업자 간 교류를 활성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개설된 프로그램이다. 스타트업 창업자·종사자 간 교류가 활발한 수도권에 비해 서로 교류할 기회가 적은 지방 스타트업을 위해 만들었다. 지난해까지는 충남 천안시, 제주, 대구, 부산 등에서 매달 프로그램을 개최하며 스타트업 종사자 간 교류를 유도했다. 하지만 지역 스타트업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것은 단순 교류보다는 구체적인 사업 협력이라는 것을 감안해 최근 프로그램 개편을 결정했다.
새로운 프로그램은 참가자 선정 과정부터 이들의 업종과 관심 분야를 사전 조사해 기업 간 협력을 유도한다. 기존 프로그램이 업종을 망라한 스타트업 종사자 간 친목을 유도했다면 개편된 프로그램은 동종 분야 내 기업 연결을 적극 지원하고 서로의 사업을 자연스럽게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실질적 협력을 유도하는 것이다. 디캠프 관계자는 “기존 리모트 워크에 대한 반응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초기 기업에게 정말 중요한 일은 초기 협력 기업이나 거래선을 발굴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를 감안해 프로그램을 개편했다”고 설명했다.
특허 등 지적재산권(IP)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던 기업 이가이엔씨는 최근 신규 거래처 발굴 플랫폼 ‘매커멕스’를 출시하면서 사업 노선을 변경했다. 한국평가데이터(KoDATA)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각종 기업의 정보를 한 데 모아 거래선을 쉽게 발굴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매커멕스에서 각 기업의 사업자(법인) 번호를 입력하면 동종 업계에 있는 잠재 거래처를 추천 받을 수 있다. 유관 업종의 기업을 매출액 순으로 차례대로 리스트로 만들어 보여주는 방식이다. 이가이엔씨 관계자는 “기업들이 신규 거래처 발굴 과정에서 시간과 비용을 줄이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킹 조직 BNI는 한국 지사를 통해 각종 초기 기업 간 교류 및 사업 협력을 지원하고 있다. BNI 멤버십에 일정 금액을 내고 가입하면 BNI가 같은 업계에 있는 기업끼리 묶어 서로 간 협력을 모색할 수 있는 모임을 개설하는 방식이다. 매주 한 번씩 이른 아침에 세미나를 열어 참석자들 간 자연스러운 교류와 협력을 유도한다. BNI에 가입한 한 국내 스타트업 대표는 “거래선 발굴에 대한 수요가 BNI에 가입하게 된 이유”라며 “대기업과 협력하기 어려운 작은 기업에게 서로 교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