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금융시장 환호 받은 베센트, 트럼프 '극단 정책 막아내나' 시험대

베센트 재무장관 공식 지명 후 첫 거래일

다우·S&P500 최고치…美국채 동반 상승

관세·부채 등 극단적 정책 ‘안전판’ 역할 기대

트럼프는 “취임일 관세부과”…험난 행보 예고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재무장관으로 지명된 스콧 베센트 ‘키스퀘어그룹’ 창업자가 올 8월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열린 선거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재무장관으로 지명된 스콧 베센트 ‘키스퀘어그룹’ 창업자가 올 8월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열린 선거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월가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의 스콧 베센트가 미국 재무부 장관 후보로 공식 지명되면서 25일(현지 시간) 미국 증시와 국채 시장 등 금융시장이 일제히 상승했다. 베센트가 앞으로 관세정책과 정부 부채를 극단적으로 치닫지 않도록 조절해 시장의 충격을 줄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이날 고강도의 관세정책을 예고하면서 베센트의 정책 조율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각각 0.99%, 0.3% 오르며 나란히 역대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국채 시장도 동반 상승했다. 트럼프 당선 후 인플레이션 가속화에 대한 우려 등으로 가파르게 오르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이날 13.2bp(bp=0.01%포인트) 하락한 4.279%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 폭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논의가 공식화됐던 8월 1일(19bp) 이후 가장 크다. 국채금리 하락은 국채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말 그대로 ‘베센트 바운스(bounce)’였다. 월가는 베센트가 관세 충격과 부채 급증에 대한 우려를 줄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베센트는 이달 초 언론 인터뷰에서 “관세는 점진적으로 부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10%의 보편관세, 60%의 대(對)중국 관세정책을 일거에 도입하기보다 당사국과의 협상을 통해 단계적으로 시행하거나 조정하는 방식을 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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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센트가 규제 완화와 보수적인 재정 운용을 선호하는 점도 투자자들이 안도하는 대목이다. 베센트는 관세 외에 세부 사항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재정과 성장 분야에 대해 트럼프에게 구체적인 정책 조언을 하기도 했다. 이른바 ‘333 정책’으로 불리는 그의 경제 구상은 △현재 6%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예산적자 비율을 임기 말까지 3%로 감축 △GDP 성장률 3% △일일 300만 배럴 원유 추가 생산이다. 밀러타박의 수석전략가인 매트 말리는 “투자자들은 트럼프의 친기업적 공약이 베센트 지명을 통해 골디락스 시나리오로 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2기에서 그의 역할이 당초 예상보다 강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미즈호증권의 수석데스크전략가 쇼키 오모리는 “베센트의 영향은 트레이더들에 의해 과대평가됐다”며 “베센트가 아무리 애쓰더라도 트럼프는 미국의 재정 상황에 영향을 미칠 궁극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4년은 글로벌 자산시장에서 변동이 심한 기간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날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취임 당일 중국에 10%의 관세를 추가하고 멕시코와 캐나다에 각각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경제 매체 배런스는 “베센트가 트럼프의 의견을 대변하는 유일한 인물은 아닐 것이며 주요 측근들도 아직 자신의 역할을 찾지 못했다”며 “경제 분야 요직도 완전히 채워지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의 안도감은 오래가지 못할 수 있다”고 전했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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