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352820) 전환사채(CB) 4000억 원을 인수한 미래에셋증권이 기관의 러브콜이 이어지며 이르면 연말 모든 물량을 셀다운(인수 후 재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엔터 업종 주가가 시장 예상보다 빨리 반등한 데다 내년에는 방탄소년단(BTS) 복귀를 앞두고 있어 주가 상승 모멘텀이 크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하이브 제4회차 CB 4000억 원어치 셀다운을 절반 넘게 완료했다. 이 추세라면 연말 완판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CB는 발행 12개월 뒤부터 만기(5년) 1개월 전까지 보통주로 전환 가능하고 발행 36개월 뒤부터 6개월마다 풋옵션(조기상환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지난달만 해도 흥행 부진으로 미래에셋증권이 하이브 CB를 상당 부분 떠안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이 나왔다. 지난달 17일 하이브는 제4회차 사모 CB 4000억 원을 발행했고 전환가액은 주당 21만 8000원에 책정됐다. 당시 하이브 주가는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퇴사 및 뉴진스 탈퇴 논란,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구설수로 15만~17만 원대를 오가며 연 저점 부근에서 오갔다. 주가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거론되며 CB를 인수해도 차익을 거두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여기에 하이브 CB는 만기 이자율과 표면 이자율 모두 0%로 책정돼 배당 수익을 기대할 수 없어 매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발행 당시 주가 하락은 되레 약이 됐다. CB 전환가액은 통상 발행 시점 주가를 기준으로 할증돼 정해진다. 당시 하이브 주가가 연 저점에 가까운 17만 원대에 머물러 CB 전환가액도 이보다 20% 높은 21만 8000원으로 설정되면서 CB의 하방 안정성이 확보됐다는 평가다. 최근 하이브 주가는 엔터 업종의 실적 상향 기대감을 업고 21만 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주가의 추가 상승 가능성도 높다. 이 때문에 미래에셋증권은 인수한 CB 중 500억 원 정도는 남겨두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CB 셀다운으로 인한 수수료 수익보다 CB 보유 후 주식 전환으로 거둘 차익이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하이브를 포함한 엔터 업종 주가에 호재가 쌓이고 있다고 분석한다. 당장 하이브는 BTS 컴백을 앞두고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가 3475억 원으로 올해 대비 65%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관세 부과를 공언한 후 국내 수출 업종 주가가 지지부진한 탓에 엔터 업종으로 수급이 몰리는 것도 긍정적이다. 앞으로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2016년 이후 계속된 중국의 한한령이 해제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