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트자산운용이 영풍(000670)을 상대로 행동주의 활동을 개시한 가운데 양 사의 최고경영자(CEO)가 조만간 만나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 대한 논의를 벌이기로 해 합의점이 도출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강성두(사진) 영풍 사장과 김두용 머스트자산운용 대표는 이르면 다음주께 직접 만나기로 하고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양측의 만남은 김 대표가 영풍 측에 강 사장과의 만남을 요청하고 전날 주주서한을 내면서 급물살을 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머스트운용은 25일 영풍을 상대로 한 서한을 공개하고 회사 측에 △6.62% 자사주 소각 △무상증자 혹은 액면분할 △MBK파트너스와의 고려아연(010130) 풋옵션(지분을 팔 권리) 계약 공개 △부동산 자산 재평가 △보유 현금의 최소 30% 이상 주주 환원 등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현재 머스트운용은 국내외 개인·법인·기관 등으로부터 자금을 받아 약 47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주요 투자처는 국내 상장사 주식으로 영풍 지분을 2% 이상 보유하고 있다. 머스트운용은 영풍이 보유한 자산 대비 시가총액이 현저히 낮은 것이 문제라고 보고 수개월에 걸쳐 영풍 측에 주주 관여 활동을 벌여왔다. 그러나 영풍 측이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않자 전날 언론에 대대적으로 서한을 공개해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의 관심은 영풍이 얼마나 주주 환원책을 꺼내느냐다. 이 같은 기대감에 전날 영풍 주가는 11%가량 올랐고 이날도 상승해 이틀 연속 올랐다.
MBK와 맺어둔 고려아연 풋옵션 계약 내용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공개될지도 관심사다. 영풍은 9월부터 MBK와 연합을 꾸려 고려아연 지분 추가 확보에 나서왔고, 경영권 분쟁 상대측인 최윤범 회장과는 날 선 대립을 펼쳐왔다. 그간 최 회장도 영풍·MBK 연합에 둘 사이의 계약 내용을 공개하라고 수차례 요구해왔다.
영풍 관계자는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머스트운용의 제안은 상장사 재무구조 또는 경영 활동에 관한 것이어서 주가나 투자 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도 “내부 적절한 절차를 거쳐 수용이 가능한 부분은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