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기자의 눈]승자없는 싸움 목매는 與


국민의힘이 당원 게시판을 둘러싼 ‘내홍의 수렁’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누가 당원 게시판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방했는가’라는 이슈가 한 달 가까이 집권 여당의 최대 화두로 집안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이나 보좌진, 당직자들이 둘만 모여도 첫마디는 “그러니까 당원 게시판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 간 내홍에 대한 여론은 싸늘하다. 지난 한 달간 포털사이트 내 ‘국민의힘’ 연관 검색어 중 가장 많은 이들이 찾은 키워드는 ‘한동훈’과 ‘당원 게시판’이다. 여당이 추진해온 경제정책이나 정치 개혁과 관련된 내용은 단 한 건도 찾아볼 수가 없다. 어떤 성과를 내더라도 관심은 오로지 당원 게시판 문제에 집중된 탓이다.



논란의 중심에 선 한동훈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면서 집권 여당에 대한 국민적 실망감도 커져가는 모습이다. 한 대표의 무게감은 급격히 줄어드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국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가상자산 과세 유예, 재정준칙 법제화, 정년 연장 등 연일 민생 정책을 띄웠지만 반짝 이슈에만 그칠 뿐 도무지 국민적 지지는 물론 언론도 힘을 실어주지 않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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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여당 분열에 대해 국민적 불신이 증폭되는 심각해지는 상황인데 당내에서는 이를 전혀 개의치 않는 행보다. 계파 간 난타전은 점입가경으로 흐르고 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내 파열음을 반기고 있다. 용산과의 관계도 소원한데 반으로 갈린 소수 여당의 대표를 거대 야당의 협상 파트너로 생각하지 않는지 국회에서 각종 법안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며 독주하는 중이다.

안타까운 대목은 어떤 방식으로 진상이 드러난들 깊게 패인 계파 간 감정의 앙금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여당 안팎으로 갈등의 끝에는 결국 공멸만 남아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승자도 없을 자존심 싸움에 민생과 당의 존망을 걸 가치가 있는지 묻고 싶은 시점이다.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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