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가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0)의 힘을 등에 업고 왕조 구축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다저스는 오타니 영입 이후 벌어들인 막대한 스폰서 자금 등을 통해 이번 스토브리그의 핵으로 떠올랐다.
MLB 대표 데이터 전문가 중 한 명이자 ‘MVP 머신’ 등 야구 전문 서적을 집필한 트래비스 소칙은 28일(한국 시간) 미국 매체 더스코어를 통해 “다저스가 왕조를 향해 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소칙은 최근 양대 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블레이크 스넬(31)을 영입한 데 이어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후안 소토(26)와 일본프로야구 최연소 퍼펙트게임 기록의 주인공 사사키 로키(23) 등의 영입전에도 관심을 보이는 다저스의 행보를 주목했다. 그는 다저스가 공격적인 스토브리그 활동을 벌일 수 있는 배경으로 오타니 영입 이후 풍부해진 구단 재정을 꼽았다.
소칙은 미국 스포츠 비즈니스 매체 스포티코를 인용해 “다저스는 올해 팀 급여 및 사치세 납부액을 빼고 3억 800만 달러(약 4296억 6000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는 수익이 낮은 10개 구단을 합산한 것과 같거나 그 이상의 액수”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다저스는 일본 야구 최대 스타인 오타니를 영입하면서 올해 전일본공수(ANA), 도요타이어 등 일본 기업 10여 곳과 후원 계약을 맺어 막대한 광고 수익을 올렸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다저스의 올해 스폰서십 수입은 전년보다 약 7500만 달러(약 1000억 원)나 증가했다.
또한 2019시즌(397만 4309명) 이후 두 번째로 많은 관중인 394만 1251명이 경기장을 찾은 데 따라 크게 늘어난 티켓 판매 수입과 2038년까지 매년 3억 3400만 달러(4661억 원)씩 벌어들이게 될 지역 케이블 중계권료도 구단 재정을 든든하게 만든 요인들이다.
오타니의 영입을 통해 효과를 입증한 ‘지급유예’ 제도 역시 다저스의 공격적인 스토브리그 행보에 도움을 주고 있다. 다저스는 지난해 말 오타니를 영입하며 지급유예 제도를 적극 활용했다. 오타니는 10년 7억 달러 가운데 무려 97.1%에 달하는 6억 8000만 달러(9482억 6000만 원)를 계약 만료 후 10년 동안 나눠 받는 조건을 붙였다. 최근 스넬과의 계약에서도 지급유예를 통해 천문학적인 자금을 절약한 다저스는 이 돈을 고스란히 다른 대형 선수 영입에 쏟아부을 수 있는 여력을 갖췄다.
다저스가 넉넉한 주머니 사정을 바탕으로 소토와 사사키 영입전에서 모두 승리한다면 1990년대 말 뉴욕 양키스 이후 20여 년 만에 월드시리즈(WS) 연속 우승에 도전할 막강한 전력의 팀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양키스는 1998년부터 2000년까지 3년간 월드시리즈 무대를 정복하며 왕조시대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