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 사회 진입에 따라 위생용품 업체들이 시니어케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저출산으로 수요가 줄어드는 유아용 기저귀 대신 성인용 제품을 강화해 수익성과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깨끗한나라(004540)는 자사 시니어케어 브랜드 ‘메디프렌즈’의 성인용 기저귀·언더웨어 등 신제품 4종을 출시했다. 위생용품 시장에서 시니어케어 부문의 영향력이 커진 데 따른 결과다. 깨끗한나라의 성인용 기저귀와 연평균 성장률은 2012년 첫 제품 출시 이후 각 15%, 25%에 달하는 등 꾸준히 증가해왔다. 깨끗한나라 관계자는 “초고령 사회에 따른 수요 증가에 발맞춰 이번 신제품을 출시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시니어를 위한 제품 개발에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한킴벌리도 앞서 시니어 기저귀 사업을 차세대 동력으로 낙점하고 확장해왔다. 유한킴벌리는 1993년 성인용 기저귀 브랜드 ‘디펜드’를 처음 출시하고 성인용 기저귀를 기능별, 상황별로 세분화해 제품을 선보였다. 아직까지는 유아용 기저귀의 매출 비중이 더 크지만 최근 3년간 성인용 기저귀 매출이 연 20% 수준으로 성장하는 등 시니어 시장에 기회가 있다고 봤다. 유한킴벌리는 대표 공장인 대전공장과 충주공장에 성인용 기저귀 전용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스마트 기저귀 개발에 나서는 등 시니어 제품을 강화하고 있다.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된 일본에서는 이미 위생용품 업체들의 주요 사업 대상이 전환된 모습이다. 일본 대형 제지용품 기업인 오지 홀딩스 산하 오지네피아는 올 9월로 유아용 기저귀 사업을 종료했다. 1987년 유아용 기저귀 생산·판매를 시작한 뒤 일본 내 관련 시장에서 34%의 점유율을 기록해왔지만 수요가 급감하자 사업을 재편한 것이다. 국내 사업은 성인용 기저귀에 집중하고 유아용은 말레이시아 등 해외로 눈을 돌린다는 계획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성인용 기저귀 수입량(2만 5532톤)이 유아용 기저귀 수입량(2만 2954톤)을 넘어서는 등 역전 흐름이 진행 중이다. 이처럼 시니어 시장의 성장세에 발맞춰 국내 기업의 사업 전환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시니어 위생용품 시장은 9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됐다. 잠재시장 규모는 약 6000억 원으로 10년 이내 유아 시장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시니어 시장도 2020년 72조 원 규모에서 2030년 168조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