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010130) 경영권의 향방을 결정하게 될 임시 주주총회가 내년 1월 23일 열린다. 영풍(000670)·MBK파트너스 연합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간 지분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주가도 최고가에 근접한 154만 2000원까지 올랐다. ★본지 12월 2일자 18면 참조
고려아연은 3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확정했다. 임시 주총에서는 영풍·MBK 연합이 추천한 총 14명의 이사진 선임 안건과 집행임원제도 도입 정관 개정 안건이 다뤄질 예정이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총 13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장형진 영풍 고문 외 12명이 모두 최 회장 측 인사들로 분류된다. 이번 임시 주총에서 영풍·MBK 연합 측 인사들이 이사회 진입에 성공하면 회사 지배구조가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 임시 주총 날짜가 확정되면서 주주명부도 오는 20일 폐쇄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양측의 장내 매수 경쟁에도 더욱 불이 붙고 있다. 이날 고려아연 주가는 9.28% 오른 154만 2000원에 종가를 형성하면서 10월 29일(154만 3000원) 이후 150만 원 벽을 다시 돌파했다.
MBK파트너스는 최근 장내에서 꾸준히 주식을 추가 매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 일가도 영풍정밀을 통해 총 400억 원을 장내 매수에 투입할 계획이다. 영풍정밀은 올 9월 말 기준 보유 중인 현금성 자산이 373억 원에 불과하다. 금융권에서 추가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영풍정밀은 지난달 하나증권을 통해 수백억 원 규모의 대출을 미리 확보해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양측의 지분율 격차는 두 배 이상 벌어져 있다. 영풍·MBK 연합은 지난달 11일 기준 보유 지분율이 39.83%라고 공시했다. 반면 최 회장 측은 지난달 26일 기준 보유 지분율이 17.18%라고 공시했다. 양측은 시장에 남아 있는 소액주주 등으로부터 의결권을 위탁받기 위해 벌써부터 권유 업무 대리인 물밑 접촉에도 나서고 있다. 9월 말 기준 고려아연의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회사 지분은 총 25.77%에 달한다. 올 3월 열렸던 정기 주주총회에서 영풍은 케이디엠메가홀딩스 등 3곳을, 최 회장 측은 머로우소달리코리아 등 5곳을 권유 업무 대리인으로 선임한 바 있다.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 업무는 관련 공시를 한 뒤 2영업일 이후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
한편 최 회장 측 백기사로 알려져 있는 트라피구라가 최근 고려아연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는 관측도 시장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달 방한 예정이었던 제러미 위어 트라피구라 회장과 최 회장 측 회동이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 이런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고려아연 주가가 급등한 뒤 최 회장 우군으로 알려져 있던 한국투자증권과 한국앤컴퍼니그룹도 최근 모두 지분을 정리하고 떠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