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으로 건립하고 있는 미국 배터리 공장 지분을 인수하기로 한 것은 충분한 생산 역량을 갖춰 전기차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단독 공장 운영으로 늘어나는 고객사 물량을 현지에서 적기에 공급하고 수익성도 높일 수 있다. GM도 이번 지분 매각으로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 둔화에 발맞춰 투자 속도를 조절하는 등 양측의 이해관계에 따른 결정이라는 분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3일 미국 미시간주 랜싱에 있는 얼티엄셀즈 3공장(3공장)의 GM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GM은 이와 별도로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내년 1분기까지 해당 지분을 LG에너지솔루션 측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지분 매각에 따른 GM의 회수 투자금은 10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북미 공장의 투자 및 운영 효율화, 가동률 극대화 등을 위해 미국 얼티엄셀즈 3공장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며 “확정하는 대로 공시 등을 통해 소통하겠다”고 설명했다.
3공장은 26억 달러(약 3조 6500억 원)를 투입한 생산기지로 2022년 6월 착공해 올해 말 공사를 마친 뒤 내년부터 양산을 계획했다. 그러나 전기차 수요 둔화와 맞물려 공장 건설이 중단되는 등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GM 지분을 인수하면 3공장을 단독 공장으로 활용해 북미 수주 물량을 소화할 수 있다. 3공장의 주요 고객사로는 일본 도요타가 거론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도요타는 지난해 연간 20GWh 규모의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객사 수요 대응을 위해 이미 투자를 진행한 합작 공장을 단독 공장으로 전환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 GM 발표에 따르면 3공장은 건설 작업을 대부분 완료하고 즉각 설비 구축을 진행할 수 있는 상태다. 단독 공장은 합작과 달리 배터리 생산에 따른 수익 전부를 LG에너지솔루션에 귀속하기 때문에 수익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은 각형 배터리를 공동 개발한다. LG에너지솔루션이 각형 배터리 개발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각형 배터리를 개발하면 LG에너지솔루션은 기존 파우치·원통형에 더해 모든 배터리 폼팩터(형태)의 포트폴리오를 갖춘 유일한 배터리 업체가 된다. 각형 배터리는 외부 충격에 강하고 구조를 간소화할 수 있는 장점을 갖췄다.
각형 배터리는 향후 GM의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다양한 배터리 폼팩터로 고객사 다변화를 이뤄낼 것으로 기대한다.
서원준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사업부장 부사장은 “LG에너지솔루션의 강력한 파트너인 GM과의 새로운 폼팩터 개발을 안정적으로 성공해 대체 불가능한 고객 가치를 제공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