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한국 경제가 2분기에 비해 0.1% 소폭 성장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앞서 발표된 속보치와 같은 수치로 2분기 역성장(-0.2%) 이후 한 분기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성장을 뒷받침 하던 수출이 고꾸라지면서 한국은행의 8월 전망치(0.5%)와는 크게 벗어났다. 한은은 최근 계엄 사태가 향후 성장률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일단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한은이 5일 발표한 3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2분기 대비 0.1% 증가했다. 앞서 분기 성장률은 2023년 1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다섯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 기조를 유지하다가, 1.3%에 이르는 1분기 성장률의 기저 효과 등 탓에 2분기에는 -0.2%까지 꺾였다.
부문별로 보면 3분기 수출은 자동차,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0.2% 감소했고, 수입은 기계 및 장비 등이 늘어 1.6% 증가했다.
강창구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은 "파업 등의 영향으로 3분기 자동차 수출이 감소했고 화학쪽은 중국 수요 부진의 영향을 받았다"며 "수출은 4분기 들어서도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3분기 반도체의 경우 가격이 아닌 수출 물량 기준으로 좋지 않았지만, 일단 10월 수출물량지수 등을 보면 수출 물량이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3분기 건설투자는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3.6%나 고꾸라졌다. 반면 설비투자는 반도체, 항공 분야를 중심으로 6.5% 늘어났다. 우려했던 민간소비는 재화와 서비스가 소비가 모두 늘어 0.5% 상승했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급여비를 중심으로 0.6% 증가했다.
지출 항목별 세부내용은 앞서 발표한 속보치와 일부 변화가 있다. 앞선 속보치 추계시 이용하지 못했던 분기 최종월의 일부 실적치 자료를 반영한 결과 수출이 0.2%포인트 상향 조정됐지만 역성장을 피하진 못했다.
이외 수입(+0.1%포인트), 지식재산생산물투자(+0.1%포인트) 등이 상향 수정된 반면, 건설투자(-0.8%포인트), 설비투자(-0.4%포인트)는 하향 수정됐다.
3분기 성장률에 대한 기여도를 보면 순수출(수출-수입)이 -0.8%포인트를 기록하며 1%포인트 가까이 성장률을 깎아내렸다. 내수는 성장률을 0.8%포인트 끌어올렸는데 설비투자(+0.6%포인트)와 민간소비(+0.3%포인트)가 개선된 영향이다. 하지만 건설투자는 성장률을 0.5%포인트나 위축시켰다.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기대비 1.4% 증가했다. 2분기 GNI가 1.4%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국민소득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다.
3분기 실질 GNI가 증가한것은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교역조건이 개선되면서 실질무역손실이 전분기 16조 6000억 원에서 3분기 14조 2000억 원으로 축소된 영향을 받았다. 강 부장은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을 받아 화학제품 등의 수입여건이 개선돼 실질 GNI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당초 예상했던 올해 성장률 2.2%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4분기 성장률이 0.5%를 달성해야 한다는게 한은의 계산이다. 이번 계엄령 사태가 성장률에 악영향이 끼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강 부장은 “경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우려가 커진 상황 알고 있다”면서도 “계엄 사태가 비교적 빠르게 해제되면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