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로 여는 수요일] 못을 빼다

권숙월


티브이 광고에

잘못 한다에서 못을 빼니 잘 한다가 되었다



잘못 먹었다에서 못을 빼면 잘 먹었다

잘못 살았다에서 못을 빼면 잘 살았다

잘못 가르쳤다에서 못을 빼면 잘 가르쳤다

잘못 배웠다에서 못을 빼면 잘 배웠다



자주 써먹어 녹슬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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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빼면 이렇게 뜻이 달라진다

꾸중이 칭찬으로

부정적인 말이 긍정적인 말로 바뀐다

제자리 잘 박힌 못이

문장을 완전히 바꿔 놓는 것이다

티브이 광고뿐이랴, 드라마에서도, 뉴스에서도, 생활에서도 못을 빼면 너도 나도 삶이 바뀔 것이다. 정치인이 못을 빼면 잘 한다가 되고, 요리사가 못을 빼면 손님이 잘 먹고, 부랑아가 못을 빼면 잘 살고, 선생님이 못을 빼면 잘 가르치고, 학생이 못을 빼면 잘 배울 것이다. 녹슬지 않은 못이야 쉬이 빠지겠지만, 오래된 녹슨 못은 빼기 어렵다. 망치로 박는 못이야 사물을 똑바로 고정시키지만, 사람의 행위에 박힌 못은 자신과 세상을 어지럽힌다. <시인 반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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