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학이 지난 13일까지 의대 등 수시모집 합격자 발표를 마무리했지만 의사단체들은 이구동성으로 ‘의대 모집정지’ 주장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의료계는 수시모집이 끝났지만 정시모집 인원을 최소한 수준으로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2026학년도 모집 중단 혹은 원점 재검토 주장까지도 나오고 있다.
교육계에 따르면 차의과학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을 제외하고 의대를 둔 39개 대학은 이날까지 수시모집 합격자 3118명을 이날까지 발표했다. 이미 지난달 건양대와 고려대, 이달 들어 중앙대, 가톨릭관동대, 건국대 글로컬, 대구가톨릭대, 조선대, 한림대가 수시 최초 합격자를 발표했다. 차의과학대 의전원도 6일부터 추가 합격자에게 개별적으로 연락 중이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공통적으로 내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 정지 요구를 멈추지 않고 있다. 연세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 “향후 10년간 지속될 의료파괴를 멈춰야 한다”며 내년도 의대 모집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서울시의사회도 이날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며 “내년도 의대 입시는 의학교육평가원의 기준에 맞춰 제대로 된 의학교육이 가능한 수준으로 정시 인원을 조정해 최소한으로 축소하라”고 주장했다. 대한의사협회 비대위도 전날 성명서를 통해 “총장들께서 교육적 원칙으로 돌아가길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의사들은 이대로 증원된 채 모집하면 정상적인 의학교육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연세의대 비대위는 “두 배가 넘게 될 휴학한 학생과 새로 들어온 학생에게 정상적인 의학교육과 그 이후의 수련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로 정부의 의료개혁 추진 동력이 흔들리면서 더 커지고 있다.
의사단체들은 수시 최초합격자 중 미등록 인원에 대한 추가합격자 발표를 하지 않는 식으로 모집인원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교육부가 대학별로 자율권을 부여해 수능 성적 중심의 정시모집 인원을 축소할 것을 요구하는 모습이다. 이대로 가면 전공의와 의대생이 내년 3월까지도 돌아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입시의 안정성을 크게 훼손하며 대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모집중단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더 나아가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은 아예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시한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최근 공식입장을 내 “25학번과 26학번 중 한 해 모집정지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25학번이 선발돼도 휴학 중이던 24학번과 동시 교육이 불가능해 1년 뒤 교육해야 하니 순차적으로 26학번 모집 불가능으로 이어진다는 의미다. 서울시의사회도“2026년 이후에는 모집을 중단하거나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