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나경원 "한동훈 등장이 불행의 시작…늘 총구가 대통령 향했다"

"위원장 오자마자 尹과 싸우더니 야당엔 침묵"

"탄핵에 신중하자 설득했지만…韓, 끝까지 고집"

"이미 비대위 체제 전환…빠르게 당 정비하자"

나경원(왼쪽),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나경원(왼쪽),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15일 윤석열 탄핵소추안 가결과 관련해 “한동훈 대표는 총구가 항상 대통령에게 가 있었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동훈 비대위원장 등장은 불행의 시작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동훈 비대위 출범 당시) 대통령과의 신뢰가 그리 두텁다고 하니 민심전달을 잘 해주기를 바랐다”며 “그런데 웬걸? 한 위원장이 당에 오자마자 대통령과의 싸움이 시작됐다”고 과거를 떠올렸다.



나 의원은 “한 위원장이 비례공천과 국민공천 이름으로 지역공천 일부를 먹었으니 한 위원장 승리했고, 그 싸움 중에 결국 우리 당은 총선에 참패했다”며 “(당 대표 취임 이후에도) 야당이 무자비한 탄핵으로 방통위원장 하나 제대로 임명 못해도, 감사원장을 탄핵해도, 중앙지검장을 탄핵해도 우리 당 대표의 목소리는 듣기 어려웠다. 예산을 몽땅 깎아도 마찬가지였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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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대통령 지지율이 잠시 오른 것은 당원게시판 사건으로 당 대표가 2주간 대통령 욕을 안 한 그 때였다”며 “우리는 모두 당인이라서 최대한 내부비판을 자제해왔다. 어떻게든 수습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나 의원은 “탄핵표결 전에도 우린 ‘좀 더 차분히 절차를 진행하자고’ 한 대표를 설득했다. 우리 스스로 언론기사 63건만으로 탄핵하는 것은 아니다”며 “그러나 기어이 한 대표는 끝까지 어제 속전속결 탄핵을 고집했다”고 전했다.

나 의원은 “이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밀면 밀리는 정당, 당 정체성, 이념, 가치를 진정 지키는 노력이 부족한 정당이 무엇을 가지고 국민에게 소구하겠는가”라며 “우리 정당과 아무런 인연이 없었던 인물을 그저 이용해 보려는 욕심이 있었던 것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홍준표 시장의 ‘용병불가론’에 적극 공감한다”고 지적했다. 당의 정체성에 맞지 않는 인물에게 여론에 쫓겨 대표직을 쥐어준 것이 불행의 시작이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나 의원은 “이미 국민의힘은 비대위 체제로 전환됐다”며 “당헌 96조 제3항에 따라 전국위원회 의장은 비대위 설치를 위한 후속조치를 지체 없이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동훈 비대위’를 조속히 해체하고 새로운 지도부를 출범시키자는 취지다.

그는 “빠른 체제전환과 당의 정비, 작지만 강한 정당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한 새로운 출발을 할 때다”고 강조했다.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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