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아이 제지했다가 “학대 아니예요?”…’질려버린’ MZ교사 60% “교직 미련없다”

교육개발원 3년간 초등교사 7885 설문

중경력 교사 53% "정년까지 재직 안해"

업무량 대비 열악한 처우 등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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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욕설을 하거나 수업 방해를 해도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교직에 미련이 남지 않습니다"

초등학교 교단을 떠나려는 MZ세대 교사들이 급증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최근 발표한 'KEDI브리프' 분석 결과에 따르면 교직경력 5년 미만 저연차 교사의 교직 이탈 의향이 2021년 39.73%에서 2022년 48.6%, 2023년 59.1%로 크게 늘었다. 이는 2021~2023년 초등교사 788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초등교원종단연구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것이다.



20대 후반 초등교사 A씨는 "교실에서 친구에게 달려드는 아이를 제지했다가 학부모로부터 '정서적 학대'라는 항의를 받았다"며 "아이들의 욕설이나 수업 방해도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A씨는 현재 퇴근 후 약대 진학을 목표로 수능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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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년차 중경력 교사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교직 이탈 의향이 2021년 34.5%에서 2022년 39.2%, 2023년 44.4%로 증가했으며 '정년까지 재직할 의사가 없다'는 응답도 같은 기간 37.5%에서 2022년 42.5%, 53.1%로 급증했다.

특히 남교사에 비해 여교사의 이탈 의향이 더 두드러졌다. 정년까지 재직 의향이 없다고 답한 여교사 비율은 2022년 50.1%에서 2023년 58.52%로 늘었다. 같은 기간 남교사는 32.3%에서 40.58%로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특별광역시, 중소도시, 읍면도서 순으로 정년까지 근무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많았다.

서울 송파구의 한 초등학교 부장교사 B씨는 "학교폭력 가해자가 피해자가 피해자를 ‘맞고소’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교사들의 업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과거에는 교직에 대한 자긍심과 보람으로 버텼지만 지금은 회의감이 더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열악한 처우도 교직 기피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 따르면 초임 교사(초등교사 9호봉·비담임 기준)의 월 실수령액은 230만9160원으로 2024년 최저임금(월 206만740원)과 약 24만원 차이에 불과하다.

교육계에서는 교권 침해 방지와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교육 현장의 근본적인 변화 없이는 우수 인재의 교직 이탈이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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