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과 NH농협금융지주가 임기 만료를 앞둔 자회사 최고경영자(CEO)를 대부분 교체하는 큰 폭의 인사를 단행했다. 신한은행은 임기가 끝나는 임원 14명 가운데 9명을 물갈이했다. 이번 금융권 인사에 ‘쇄신’과 ‘변화’에 방점이 찍혔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올해 말로 임기가 만료되는 자회사 6곳 가운데 5곳에 대해 신임 대표 후보를 추천했다. 핵심 자회사인 NH농협은행의 차기 행장으로는 강태영 NH농협캐피탈 부사장이 최종 후보로 선임됐다. 경남 진주 출신인 그는 1991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NH농협은행 종합기획부 전략기획단장, 디지털전략부장 등을 거쳤다. 임추위는 “(강 부사장은) 기획력과 영업력을 겸비한 디지털 전문가”라고 평가했다. 강 부사장은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측근이라는 것이 금융권의 대체적인 평이다.
이로써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가운데 신한은행을 제외하고 4명의 행장이 교체됐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이환주 KB라이프생보 대표를,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이호성 하나카드 사장과 정진완 부행장을 각각 새 행장 후보로 추천한 바 있다.
은행 이외 다른 계열사도 변화 일색이다. 임추위는 이날 NH농협생명(박병희 농협생명 부사장)·NH농협손보(송춘수 전 농협손보 부사장)·NH농협캐피탈(장종환 농협중앙회 상무)·NH저축은행(김장섭 전 농협생명 부사장) 등 4명의 자회사 신임 대표도 선임했다. 관심을 모았던 이석준 NH농협금융 회장 후임은 다음 주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도 이날 인사 대상인 자회사 대표 6명을 전부 바꾸는 쇄신을 단행했다. 우리카드 신임 대표 후보에는 진성원 전 현대카드 오퍼레이션본부장이 내정됐다. 우리금융 측은 “우리카드 대표로 외부 인사를 선임한 최초 사례”라고 설명했다. 우리신용정보 대표 후보로는 정현옥 전 우리은행 금융소비자보호그룹장이 내정돼 2019년 지주 재출범 이후 첫 여성 CEO가 탄생할 예정이다. 이 밖에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에는 기동호 전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이, 우리자산신탁 대표에는 김범석 전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이, 우리금융에프앤아이 대표는 김건호 전 우리은행 자금시장그룹장, 우리펀드서비스 대표에는 유도현 전 우리은행 경영기획그룹장이 내정됐다.
신한은행의 경우 연말 임기가 끝나는 임원 14명 가운데 60%가 넘는 9명을 새로 임명하는 경영진 인사를 단행했다. 신한금융이 이달 자회사 13곳 계열사 가운데 9곳의 대표를 바꾼 쇄신 기조를 이어간 것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인적 쇄신 차원에서 임기가 만료된 임원 14명 가운데 9명을 바꿨고 본부장이 아닌 부서장도 임원으로 발탁했다”며 “1970년 이후 출생한 젊은 임원도 6명이나 기용해 세대교체에 속도를 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플랫폼 사업 역량을 키우기 위해 총괄 조직인 디지털이노베이션그룹을 신설하고 기관 고객 영업 강화 차원에서 기관솔루션그룹을 새로 만드는 등 조직개편안도 내놓았다.
한편 DGB금융그룹은 이날 차기 iM뱅크 최고경영자 후보에 현 황병우 은행장을 추천하는 인사를 발표했다. 이로써 황 행장은 DGB금융 회장과 iM뱅크 은행장을 내년 1년 더 겸임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