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물·화제

MZ세대가 흔든 술집 풍경…기네스 대란에 '구매제한'까지 등장한 이유

영국 기네스 대란

MZ세대가 '흑맥주의 아이콘'에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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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네스 대란'은 SNS가 전통 주류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새로운 사례다. 전통적 이미지를 가진 265년 역사의 아일랜드 흑맥주가 젊은 세대의 열풍에 힘입어 품귀현상을 겪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영국 전역의 펍에서 기네스 맥주 수요가 급증하면서 기네스 맥주가 부족해졌다"며 "기네스 소유주인 디아지오는 사재기를 방지하고 크리스마스 성수기까지 공급이 원활히 되도록 펍에서 구매할 수 있는 기네스 양을 제한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기네스의 공급난은 틱톡에서 시작된 'G분할 챌린지'가 발단이 됐다. 기네스 전용잔에 새겨진 'G'자를 첫 모금으로 가로지르는 이 챌린지는 MZ세대와 여성층의 관심을 끌며 소비자층을 대폭 확대했다.



식음료 데이터 전문기업 CGA에 따르면 올해 7~10월 영국 맥주 시장이 0.5% 역성장한 가운데 기네스 판매량은 20.9% 급증했다. 디아지오의 2024 회계연도 실적에서도 기네스의 글로벌 매출이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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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지오는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아일랜드에 제2 양조장을 건설 중이나, 가동은 2026년에나 가능하다. 이에 따라 기네스 공급량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세계 최대 기네스 판매업체인 웨더스푼스의 팀 마틴 경은 "디아지오가 수요 예측에 실패했다"며 즉각적인 증산을 촉구했다. 런던의 올드 아이비 하우스 펍은 '배급 카드' 정책을 도입해 기네스 구매 시 다른 주류 2잔을 함께 구매하도록 하고 있다.

기네스 품귀현상은 경쟁사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하이네켄이 소유한 '머피스'는 기네스를 확보하지 못한 펍들을 공략하며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일부 펍들은 기네스 재고 확보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우리 매장은 기네스 공급에 문제가 없다"는 홍보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기네스의 인기는 영국을 넘어 미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닐슨 데이터에 따르면 기네스는 지난 10월 기준 1년간 미국 수입맥주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번 기네스 대란은 SNS가 전통적인 소비재의 이미지와 소비층을 급격히 변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디아지오의 공급망 확대가 본격화되는 2026년까지 시장 변화가 주목된다.


현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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