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민관 네트워크 총동원해 ‘트럼프 스톰’ 정교하게 대비해야


‘미국 우선주의’를 내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을 앞두고 전 세계 국가들이 긴장하면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측과의 대화 채널을 확보하기 위해 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1일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 한국 정재계 인사 중 처음으로 트럼프와 만나 식사를 하고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그는 트럼프의 일부 측근이나 대선 캠프 관계자들과도 만났다고 밝혔다. 이번 만남들은 정 회장과 막역한 사이로 트럼프 장남이자 막후 실세인 트럼프 주니어의 주선으로 성사됐다. 정 회장이 우리 정부와 트럼프 측의 가교 역할을 담당해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반도 안보와 한국 경제 등에 대한 트럼프 측의 의중을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대미 외교·통상 전략을 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반가운 소식이지만 기업인 개인기에 따른 성과라는 점에서 취약해진 우리 외교의 안타까운 현실을 보여준다.



전 세계 각국은 트럼프의 환심을 미리 사기 위해 중국산 수입품의 관세를 높이는 대신 미국산 제품 수입을 늘리는 등 통상 전략을 새로 세우고 있다. 트럼프는 ‘취임 후 첫 100시간에 주요 정책을 결정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 국방비 지출을 대폭 늘리라고 요구했다. 트럼프의 취임 후에 동맹 강화를 추진하려 한다면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 일본의 경우 트럼프 취임 전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의 회동을 위해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부인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까지 나섰다.

관련기사



한국은 계엄·탄핵 정국 혼란으로 인해 정상 외교는 물론 대미 외교 전략 전반에 걸쳐 차질을 빚고 있다. 국정 리더십 공백을 이유로 손 놓고 있다가는 ‘한국 패싱’이 현실화하면서 우리 국익과 안보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 우리는 정부의 경제·안보 컨트롤타워를 조속히 정비하고 민관정 원팀으로 한미 협력 관계 확대를 위해 함께 뛰어야 할 것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전에 산업 협력 등 양국 간 ‘윈윈’ 방안을 제시하고 설득해야 한다. ‘트럼프 스톰’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재계 네트워크를 총동원하는 방안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여야 정치권도 수권 정당이 되려면 정쟁에만 몰두하지 말고 초당적인 외교를 위해 힘을 보태야 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