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에 적대적인 입장을 고수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남성과 여성 두 성별만 존재하는 것이 행정부의 공식 정책이 될 것”이라고 다시 한 번 공언했다.
22일(현지시간) APF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보수단체 ‘터닝포인트’가 주최한 ‘아메리카페스트’에 참석해 “트랜스젠더(성전환자)들의 광기를 끝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연설에서 “아동 성범죄를 종식시키고, 트랜스젠더를 군에서 제대시키며 초·중·고등학교에서 퇴출시키는 행정 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남성들이 여성 스포츠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막겠다”며 “미국 정부의 공식 정책은 남성과 여성, 두 개의 성별만 존재한다는 것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 인권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극단적으로 대치하는 쟁점 중 하나로,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핵심 지지층인 보수 유권자를 겨냥해 성소수자 및 관련 정책을 비판하는 데 열을 올렸다.
앞서 지난달 25일 트럼프 당선인은 미군 내 모든 트랜스젠더 군인을 추방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준비 중이라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최근 보도했다. 이 행정명령은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내년 1월 20일에 발표될 수 있다고 했다.
이같은 트럼프의 엄포에 그동안 성소수자와 유색인종 등에 대한 ‘다양성 정책’을 펴온 미국 기업들도 한발 물러서고 있다.
디즈니는 내년 2월 개봉을 앞둔 픽사 애니메이션 ‘이기거나 지거나’(Win or Lose)의 후속 에피소드에서 성 정체성과 관련한 분량을 편집했다. CNN은 디즈니의 이번 발표가 “미 대선에서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에 반대하는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 이후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면서 “이미 많은 기업이 압력과 위협에 대응해 DEI 정책을 변경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