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보툴리눔 톡신 업체들의 중국 시장 진출에 잇따라 제동이 걸리고 있다. 중국은 미국, 유럽, 캐나다와 함께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4대 시장 중 하나다. 인허가를 받은 업체가 많지 않아 블루오션으로 주목 받았지만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견제도 심화되고 있다. 특히 해외 업체들 뿐만 아니라 중국 업체들도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어 시장 진출을 넘어 가격 경쟁에 본격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중국 아이메이커테크놀로지는 휴온스의 A형 보툴리눔 톡신 ‘휴톡스’에 대한 상업화 시기를 이달 31일에서 2025년 12월 31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아이메이커는 2018년 휴온스에서 보툴리눔 톡신을 도입한 뒤 올해 말 상업화에 필요한 인허가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었다. 휴온스 관계자는 “파트너사로부터 상업화 시기가 내년으로 연기됐다는 전달을 받았다”며 “내년 중 시판 절차를 완료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웅제약도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중국 진출 시기를 2025년으로 연기한 상태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나보타 중국 상업화를 위한 규제 기관 실사를 최근 마무리했다. 인허가 여부는 빠르면 내년 상반기 중 결정될 전망이다. 2021년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에 생물의약품허가를 신청한 대웅제약은 2022년까지 허가를 취득하고 올해 중국시장에서 보툴리눔 톡신 매출 1위를 차지한다는 계획이었다.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한국에서는 수출용을 포함해 총 17개 업체가 보툴리눔 톡신 제품 허가를 받았으나 중국은 지난해까지 4개 업체가 보툴리눔 톡신 시장을 과점해왔다. 하지만 올해 중국 당국이 보툴리눔 톡신 제품 2종을 잇따라 승인하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중국에서 시판 허가를 받은 제품은 중국 란저우 ‘BTXA’, 미국 엘러간 ‘보톡스’, 한국 휴젤 ‘레티보’, 프랑스 입센 ‘디스포트’, 독일 멀츠 ‘제오민’, 포순파마의 ‘닥시페이’ 등 총 6종이다. 시장에 가장 늦게 진출한 포순파마는 업계 평균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전략을 수립하는 등 업체간 가격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현재 대웅제약과 휴온스 이외에도 종근당바이오, 메디톡스 등 국내 업체와 중국 바이오기업 JHM 바이오파마, 클라루비스 바이오텍 등 10여 곳이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어 향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K뷰티에 대한 관심으로 국산 보툴리눔 톡신에 대한 수요가 높고 시장 규모를 보면 포기할 수 없는 지역”이라며 “경쟁 업체가 늘며 가격 경쟁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이 2025년 15억 5500만 달러(약 1조 8000 억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