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만다라’와 ‘길소뜸’ 등의 시나리오를 쓴 한국 영화계 거장 송길한 작가가 위암 투병 끝에 22일 별세했다. 향년 84세.
고인은 1970년 시나리오 ‘흑조’로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충무로에서 ‘마지막 날의 언약(1974)’ ‘과거는 왜 물어(1976)’ 등 멜로물과 ‘여고 얄개(1977)’ ‘우리들의 고교 시대(1978)’ 등 하이틴 영화, ‘도솔산 최후의 날(1977)’ 등 반공 영화까지 다양한 장르를 썼다.
이후 임권택 감독과 작업하면서 고인의 글은 꽃을 피웠다. ‘짝코(1980)’를 시작으로 ‘만다라(1981)’ ‘우상의 눈물(1981)’ ‘씨받이(1986)’ 등을 집필했다. 그와 임 감독이 의기투합한 ‘짝코’ ‘만다라’ ‘길소뜸(1985)’ 등은 한국 영화계 대표작으로 꼽힌다.
고인은 대종상영화제에서 ‘티켓(1986)’으로 각본상을, ‘짝코’와 ‘만다라’로 각색상을 각각 받았다. ‘길소뜸’으로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시나리오상을 받았다.
고인은 이장호 감독의 ‘명자 아끼꼬 쏘냐(1992)’와 임 감독의 ‘달빛 길어올리기(2010)’까지 40여 년간 작가로 활동하며 인간과 사회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으로 한국 영화사에 위대한 족적을 남긴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후학들을 가르치고 전주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했다.
‘넘버3’의 송능한 감독이 고인의 동생이며 송 감독의 딸로 ‘패스트 라이브즈’를 연출한 셀린 송 감독이 조카다.
빈소는 서울 은평성모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