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공지능(AI)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빅테크처럼 무료로 제공하던 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 글로벌 AI 시장 규모가 약 266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2025년을 AI 수익화의 원년으로 삼고 주요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로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23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솔트룩스는 내년 중 미국 자회사 구버가 선보인 AI 검색 서비스 ‘구버’를 유료로 전환할 계획이다. 현재 적정 가격에 대해 논의 중이나 경쟁사인 퍼플렉시티와 비슷하게 한 달에 약 10~20달러 수준으로 책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솔트룩스 측은 “경쟁사에는 없는 자동생성 AI 리포트 기능 등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내년을 서비스 확대의 원년으로 삼고 국내외 시장에서 마케팅 활동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달 AI 검색 서비스 ‘앨런’을 정식 출시한 이스트소프트도 중장기적으로 유료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앨런은 한국어에 특화된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기술을 통해 다양한 밈과 관용 표현 등을 이해한다. 이스트소프트는 자사 AI 휴먼·오토 더빙 서비스인 ‘페르소닷에이아이’도 월 사용량에 따라 29달러, 58달러, 109달러에 제공하고 있다.
이 외에도 뤼튼테크놀로지스(뤼튼)도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본격적인 AI 수익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최근 뤼튼은 생성형 AI 기반의 디지털 광고 플랫폼 ‘뤼튼 애즈’를 출시했다. 뤼튼의 서비스 이용자 중 각 광고주에게 맞는 캠페인 대상을 타깃팅하고 광고 상품을 자연스럽게 제공하는 서비스다. 또한 직접 제작한 AI 캐릭터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서비스인 ‘캐릭터 챗’에도 부분 유료화를 도입한 뤼튼은 향후 서비스를 더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캐릭터챗은 부분 유료 도입 한 달여만에 월 매출 10억 원을 넘어섰다.
오픈AI와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에 이어 국내 스타트업들도 유료 구독 등을 통한 AI 수익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오픈AI는 본격 수익화에 나서기 위해 최근 월 200달러에 달하는 고가의 구독 서비스 ‘챗GPT 프로’를 내놓았다. 해당 서비스는 최신 추론 AI인 ‘o1’을 비롯한 ‘o1-미니’를 비롯해 ‘GPT-4o’ 등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유료 구독 모델을 늘려가고 있는 오픈AI는 올해 37억 달러(약 5조 3701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16억 달러)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특히 나날이 커지는 AI 시장 규모에 더불어 ‘쩐의 전쟁’이라고 불리는 AI 기술 개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유료 전환하는 기업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은 내년 전 세계 AI 시장 규모는 1840억 달러(약 266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