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에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가운데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 색채가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내년 FOMC에서 새로 투표권을 갖게 되는 위원 중 매파 성향의 인물로 분류되는 이들이 다수를 차지할 것으로 파악돼서다.
24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2025년 FOMC 위원 12명 중 4명이 교체될 예정이다. 미국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FOMC는 총 12명으로 구성된다. 7명의 연준 이사진과 5명의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로 꾸려진다. 지역 연은 총재 중 뉴욕연은 총재는 상시로 FOMC에 투표권을 행사하고 11개 연은 수장 중 매년 4명씩 순차적으로 FOMC에 참석해 투표에 나선다. 이에 따라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연은 총재, 수전 콜린스 보스턴연은 총재,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연은 총재,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연은 총재 등이 내년 신규 FOMC 구성원으로 이름을 올린다.
금융가에서는 현 FOMC 위원들을 매파와 비둘기파 각각 3명씩으로 분류하고 나머지 6명을 중립 성향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새로 투표에 참석하는 위원들은 매파 성향의 인물이 많다는 평가가 나온다. 교체 인원 중 무살렘 총재와 슈미드 총재 등 2명이 매파 성향으로 분류되는 반면 굴즈비 총재 단 1명이 비둘기 성향으로 알려진다. 콜린스 총재는 다소 중립적인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실제 무살렘 총재는 이달 초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인플레이션 지표 등을 지적하며 우려하는 의견을 낸 바 있다. 당시 그는 “현재 경제 환경 등을 신중하게 평가하기 위해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거나 일시 중단할 때가 다가온 것 같다”고 언급했다. 슈미드 총재도 “통화정책의 최종 목적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과도한 움직임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속도 조절을 주문했다.
이 같은 FOMC의 구성 변화가 연준 통화정책 경로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집중된다. 로이터통신은 “FOMC의 새 구성원은 기존 위원들보다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연준의 추가 인하에 대한 저항이 다소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25년 첫 FOMC는 1월 28일과 29일 열릴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3회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했던 연준이 내년 1월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