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시장이 ‘산타 랠리’를 맞이했지만 내년 1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달라질 거시경제 환경 변화 속에서 상승 동력이 달릴 것이라는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 증시에 대한 불안은 ‘세계 꼴찌’ 수준으로 추락한 한국 증시에도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4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91% 오른 4만 3297.03에 마감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10% 상승한 6040.04에, 나스닥종합지수는 1.35% 급등한 2만 31.13에 장을 마쳤다. 시장에서는 최근 숨고르기 양상을 보이던 증시가 이날 일제히 뛰자 ‘산타 랠리’가 펼쳐질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산타 랠리는 성탄절 기간부터 새해 초까지 증시가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다만 투자자의 기대와 달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적지 않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서겠다고 밝힌 데다 미국 주식이 고평가됐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다. 지금 추세라면 미 증시는 2년 연속 20% 이상 상승(S&P500 기준) 달성이 유력하다. 전 세계 증시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성과로 평가되지만 그만큼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쌓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다 한 달도 남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이후 불확실해질 국제 정세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현재 채권 시장에서는 트럼프 정책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며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4.6%를 오르내리고 있다. 채권금리 상승은 증시에 부정적이다.
한국 증시에 대해서는 더욱 불안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가뜩이나 한국 증시의 수익률이 주요국 꼴찌로 불릴 만큼 최악인데 전 세계 금융시장의 흐름을 주도하는 미국에서 비관적인 평가가 늘어나면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한국 증시의 제반 여건이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반등 자체가 쉽지 않은 점도 문제다. 올 들어 코스피 수익률은 -8.09%(24일 기준)로 미 나스닥(33.44%)은 물론 대만 자취엔(28.94%),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16.65%) 등과 견주기 민망할 정도다.
더 큰 문제는 탄핵 정국 속에 원·달러 환율이 1450원까지 치솟으면서 외국인의 매도세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기업의 실적도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두고 하향 조정 추세가 뚜렷하다. 실제 최근 3곳 이상의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낮춘 상장사는 10곳 중 6곳(에프앤가이드 기준) 남짓으로 집계됐다.